서울대와 'DX 프로그램' 운영
국내 주재 임원 200여명 참여
빅데이터·AI 활용사례 등 공유
LG전자 고객경험(CX) 혁신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디지털전환(DX)에 속도를 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온 DX를 전사로 더욱 빠르게 확산·적용하겠다는 의지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을 포함한 국내 주재 전체 임원 200여명이 이달 초부터 내달 말까지 '고객가치경영 실천을 위한 DX 프로그램'에 순차적으로 참여한다고 20일 밝혔다. DX는 기업 경영 과정 전반에 걸쳐 첨단 산업기술을 동원해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활동이다.
LG전자가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디지털전환을 지속 추진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에 근거해 고객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을 전 구성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먼저 나섰다.
LG전자가 서울대와 협력해 만든 DX 프로그램은 2주에 걸쳐 총 16시간 과정이며 서울대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개발, 제조, 품질, 영업, 마케팅, HR 등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가치를 창출한 사례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빅데이터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고 데이터 분석방법, 데이터를 통한 고객가치 창출 등을 토론과 실습을 통해 익힌다.
구체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로그 등 온라인상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제품에 대한 다양한 고객 의견을 수집한 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거나 업그레이드한 사례, 공장에서 생산 데이터를 통해 공정을 개선한 뒤 품질 및 생산성을 향상한 사례 등을 학습한다.
LG전자는 조 사장의 '고객 경험을 위한 디지털전환' 방침에 맞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조 사장은 큰 틀에서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 고객을 이해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 시장에 판매하는 다양한 하드웨어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디지털전환 추진 관련 AI, 빅데이터, 아키텍트, 보안, 코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 사내 인증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자동화 공정에서 품질 검사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여주는 '딥러닝 기반의 AI 검사 플랫폼'을 구축했다.
LG 틔운은 철저히 CX 기반으로 기획, 개발된 혁신 가전일 뿐 아니라 DX 관점에서도 LG 씽큐 앱을 통해 반려식물을 즐기는 새로운 디지털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생활가전사업 생산 기지인 창원사업장을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전환한 LG스마트파크는 'LG판 디지털전환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CX와 DX 간 시너지를 통한 경영성과 사례도 있다. LG전자가 세탁기 업그레이드로 제공한 '종료 후 세탁물 케어' 기능이 DX를 활용한 고객경험 혁신의 한 사례로 꼽힌다. LG전자는 약 20만건 세탁기 사용 데이터 분석에서 세탁 후 세탁물을 바로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고객 페인포인트를 개선하기 위해 이 기능을 개발했다.
LG 씽큐앱을 통해 사용 가능하며, 세탁이 끝난후에도 세탁물이 뭉쳐있지 않도록 세탁통이 주기적으로 회전하고, 추가 세탁도 가능하다.
LG전자는 DX 가속을 위해 지난해 7월 전사 디지털 총괄조직 CDO(Chief Digital Office), 데이터 기반 LG 팬덤을 만들기 위한 플랫폼사업센터를 각각 신설했다.
CDO 조직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 데이터 분석을 총괄한다. 기존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에서 AI, 빅데이터를 다루던 부서도 CDO에 배치됐다. CDO 수장은 LG사이언스파크 대표를 지낸 이삼수 부사장이 맡고 있다. 이 부사장은 LG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 온 핵심 인물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