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터리 대전… 한·중·유럽 '삼국지'

우리나라 기업이 주도해온 유럽 배터리 시장에 중국과 유럽 현지 배터리 기업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현재 유럽 내 기가(GWh)급 배터리 공장을 갖춘 건 우리나라 기업뿐이지만, 1~2년 내 중국과 유럽 현지 업체들도 GWh급 공장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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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업 생산을 시작한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위치한 노스볼트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노스볼트 에트(Northvolt Ett).

유럽 신규 배터리 업체 중 올해 노스볼트(스웨덴)·베르코어(프랑스)·ACC(프랑스)·이노밧오토(슬로바키아)·브리티시볼트(영국)·프라이어(노르웨이)·모로우배터리즈(노르웨이)·이타볼트(이탈리아) 등 최소 8곳이 GWh급 전기차 배터리 공장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공장 완공 시점은 올해 연말부터 2024년에 몰려 있다.

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는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노스볼트 에트(Northvolt Ett)' 공장을 준공, 올해 상반기부터 배터리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추가로 스웨덴데 두번째 GWh급 공장을 짓는다. 회사는 완성차 기업에 배터리를 공급한 첫 유럽 배터리 기업이 됐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과 BMW 등에 배터리 공급을 확정한 상태다.

유럽 기업 이외 우리나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을 비롯해 CATL·궈쉬안·EVE·인비전AESC·S-Volt 등 중국 기업도 GWh급 공장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CATL은 독일 튀링겐에 연산 8GWh의 첫 해외 공장을 건설 중이다. 궈쉬안은 첫 유럽 배터리 생산공장을 독일 괴팅겐에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현지 공장을 개조해 연산 18GWh 규모의 공장을 갖출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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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기업인 폭스바겐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 구축에 적극적이다. 폭스바겐은 파트너사와 협력해 유럽에 총 생산능력 240GWh의 배터리 기가팩토리 6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최근 독일 잘츠키터에 연산 40GWh 기가팩토리를 착공했다.

폭스바겐은 기가팩토리 확보를 위해 200억유로(약 26조4754억원) 투자를 확정했다. 2030년까지 독일에만 약 150GWh에서 170GWh 규모 공장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리티시볼트는 영국 노섬벌랜드에 2030년까지 38GWh의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이다. 영국과 캐나다 퀘벡에 총 100GWh에 달하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모로우배터리는 노르웨이 아렌달 지역에 전기차 약 7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연산 42GWh 규모의 대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ACC도 올해 1월부터 프랑스에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이다.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유럽 신규 배터리 업체들이 GWh급 공장 구축을 밝힌 건 고객사까지 확정했다는 말이다”며 “유럽 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완공되면 한국 기업들의 유럽 내 영향력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폴란드 공장 생산능력 70GWh 수준으로 유럽 내 가장 큰 생산 규모를 갖췄다. SK온은 올해 말 18GWh 생산력을 갖춘 헝가리 공장을 48GWh로 확대할 계획이며, 삼성SDI는 헝가리의 3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2025년까지 50GWh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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