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한국은행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P) 인상)에 안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보유 중인 채권 평가 이익이 감소해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하는 건전성 악화를 겪지만 장기적으론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돼 금리 인상은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가 지난 13일 한은 빅스텝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를 반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회사 RBC비율 등 건전성 이슈가 불거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산운용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빅스텝 후 같은 날 야간에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가장 높은 9.1%를 기록하면서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을 넘어 한꺼번에 금리를 1.0%P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상승기가 더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는 운용 중인 채권에서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각 보험사는 전체 자산운용의 20~30%를 채권으로 운용한다. 대부분 미국 국채 등 선진국 국채와 우리나라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주식, 부동산, 대체투자 등이다.
올해 들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채 금리가 급하게 뛰어올랐다. 올해 초 2%대 초반이던 한국 10년물 금리는 3%대로 급등했다. 미국 국채 금리도 2.9%에 이른다. 코로나19 시기 0%대까지 밀렸던 금리가 경기 회복에 따라 급상승 한 것이다.
다만 금리가 너무 빨리 오르면 보험사가 보유 중인 채권 가격도 하락해 일시적으로는 건전성에 문제가 나타난다. 또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보험사 RBC 비율이 209.4%로 전분기 말(246.2%) 대비 36.8%P나 급락한 것도 올해 초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때문이다. RBC 비율은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다. 보험사는 이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하고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자본력이 약한 보험사 RBC 비율이 급락했다. MG손해보험(69.3%)과 DGB생명(84.5%)이 감독기준(100%) 아래로 떨어졌다. 흥국화재(146.7%), NH농협생명(131.5%), DB생명(139.1%), 한화손해보험(122.8%) 등도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밑돌았다.
보험사 관계자는 “RBC 비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점은 부담스럽지만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해주면서 이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전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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