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이 '탈(脫)구글'을 시작했다. 구글 지메일 유료화 정책에 따라 대체재로 국산 클라우드 보안 인증 메일을 선택하고 있다. 구글이 무제한 무료로 제공하던 지메일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저장용량을 학교당 100TB만 제공하자 주요 대학들은 교직원용부터 대체 가능한 이메일 서비스를 찾고 있다.
구글 지메일을 이용하던 고려대는 오는 10월부터 가비아 '하이웍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가비아는 10월 고려대 교직원 1만 명 계정을 생성한다. 기존 지메일 데이터는 9월까지 하이웍스로 전환한다. 이보다 앞서 연세대는 지난 2월부터 교직원 이메일 서비스로 '메일플러그' 서비스를 구글 지메일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구글이 올해 말까지 정책 적용 유예기간을 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함께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직원과 달리 교수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저장 용량이 많아 병행 사용하고 있다”며 “7월부터는 교직원도 지메일 용량 제안 조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다음 달부터 행정용 메일 서비스로 가비아 하이웍스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학 내 주요 보직 교수와 행정 담당 직원 메일에 우선 적용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주요 대학은 당분간 지메일과 국내 메일 서비스를 병행 사용하면서 데이터 이전 및 학내 서비스 연결 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지메일은 용량 제한에 들어갔다. 이는 구글 지메일 유료화뿐만 아니라 대학 행정 업무에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받은 메일을 사용하라는 교육부의 권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양대 관계자는 “단순히 용량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데이터 보안이 중요하고 교육, 행정 업무를 하는 교수, 교직원 대상 서비스는 CSAP 인증 메일을 사용하도록 교육부에서 대학에 권고했다”고 전했다.
CSAP 제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민간 클라우드 기업이 공공기관에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하이웍스와 메일플러그 등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았다.
구글의 일방적 가격 정책 변경으로 협상력 제고뿐만 아니라 지메일 대체 사례가 구체화됐고, 정부가 보안 인증을 권고하면서 과도기적 변화가 이뤄진 것이다.
다른 대학은 지메일 저장 용량을 축소하며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클라우드 보안 메일 사용이 권고 사항이고, 대학 정보화에 투자 여력 부족이 이유로 꼽혔다. 한 대학 정보통신처장은 “지메일로 교체한 지 2년여밖에 안 됐는데 다시 서비스를 교체하면 혼란이 클 수 있다”며 “규모가 큰 대학은 선제적 전환을 할 수 있지만 지방, 중소 대학에는 부담이다”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