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국민연금 균등급여 부분을 기존 기초연금과 통합하고 국민연금은 완전 비례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균등급여는 국민연금 가입자 전체 소득 평균에 연동되는 부분으로, 국민연금은 가입자 개별 소득에 연동되는 비례급여와 균등급여로 구성된다. 한경연은 7일 이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에게 의뢰한 '국민연금의 문제점 및 개혁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제도 여건 적합성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급하게 추진되면서 재정불안, 노후보장 취약, 분배기능 왜곡 등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은 2042년에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며, 2057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전망이다.
기금 소진 이후 국민연금을 부과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보험료율은 30~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과방식은 한 해에 필요한 연금 지급액을 그해 보험료 수입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이용하 박사는 “우리나라는 지역가입자 등 소득파악이 전제되지 않는 집단으로 무리하게 제도를 확대하면서 거대한 사각지대를 만들어내 재분배가 크게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보험요율 인상이나 소득대체율 상향 등은 국민연금제도의 왜곡만 심화시킬 것이라며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재분배와 기초보장을 담당하는 부분은 기존 기초연금과 통합하고 국민연금은 내는 만큼 받는 저축기능에 집중하는 것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균등부분과 기존 기초연금을 통합한 신(新)기초연금'과 '저축기능을 담당하는 비례연금으로 구성된 이원체계'를 제안했다.
이러한 구조적 개혁으로 국민연금은 큰 보험료 인상 압박 없이 항구적 재정안정화를 달성할 수 있게 되고, 기초연금은 보험료보다 왜곡이 적은 조세로 재분배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소득대체율에 대해서도 이 박사는 “신기초연금의 소득대체율은 15%(금액기준 40만원)로, 비례연금의 소득대체율은 개인소득의 25%를 보장하는 수준으로 설계하자”고 주장하면서 “이 경우 단신가구는 신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산해 총 40%의 소득대체율이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