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30% 이상 확대하는 에너지정책 방향을 확정했다. 원전과 함께 재생에너지, 석탄발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각 발전원의 장점을 활용하는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60%까지 감축,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튼튼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현한다.
정부는 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심의·의결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표하는 공식 에너지정책이다. 에너지 분야 최상위 기본계획인 에너지기본계획을 대체하는 성격으로,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본지침을 담았다.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은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은 지난 정부에서 수립한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공식적으로 대체하게 된다”고 말했다.
큰 틀은 △실현 가능하고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의 재정립 △튼튼한 자원·에너지 안보 확립 △시장원리에 기반한 에너지 수요 효율화 및 시장구조 확립 △에너지 신산업의 수출산업화 및 성장동력화 △에너지 복지 및 에너지정책의 수용성 강화다.
2030년 원전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한 계속운전을 추진해 이전 정부에서 수립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기준 발전량의 30%를 원전으로 대체한다. 재생에너지와 석탄·액화천연가스(LNG)발전 등 다른 발전원은 적정 비중을 산출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보급 여건을 고려해 목표를 재정립한다. 석탄발전은 합리적 감축과 함께 무탄소 전원을 활용한다.
정부는 공급망 위기에 대응한 튼튼한 자원·에너지안보 확립 계획도 제시했다. 국가 자원안보 컨트롤타워 구축 등 내용을 담은 '자원안보특별법'을 제정하고, 자원개발 공기업의 자원 확보 기능을 재정립한다. 민간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도 추진한다. 시장 원리 기반 에너지 수요 효율화도 도모한다. 수요 효율화 혁신을 위해 △산업 △가정·건물 △수송 등 3대 부문으로 나눠 에너지 수요 효율화 정책을 추진한다.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원칙 확립 등 요금 기능도 강조했다. 또 독자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신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에너지 복지·정책 수용성도 강화한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절차 준비작업에 착수한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설비계획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1분기에는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확정하는 등 관련 법정계획도 만든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