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첫 삽도 못 떴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함께 윤석열 정부 보건 공약 중심 축인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가 요원하다. 제약·바이오 업계 숙원사업인 만큼 보건복지부가 장관 임명과 동시에 위원회 구성을 우선순위에 놓고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 논의는 대통령 선거 이후 사실상 멈췄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위원회를 총리 직속 기구로 두기로 했는데, 총리 인준이 늦어진데다 보건복지부는 장관도 장기간 공석이라 실제 논의는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이 이루어진 후에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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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국내 개발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전자신문DB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약속한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관련 공약은 △제약바이오강국 실현을 위한 컨트롤타워로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 △백신주권, 글로벌 허브 구축을 위한 국가 R&D 지원을 통해 제약바이오주권 확립 △제약바이오산업 핵심인재 양성 및 일자리 창출 생태계 조성을 통한 '국가경제 신성장, 제약바이오강국 실현'이 골자다.

윤 대통령은 당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해 '보건안보 확립과 국부창출의 새로운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보건복지부를 주무부처로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이 협력하는 범부처 프로젝트로 계획했다.

위원회 주요 과제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메가펀드 조성 △의사과학자 등 융복합 인재양성 △바이오헬스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개선을 통한 혁신 생태계 조성이다. 특히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메가펀드 조성은 1조원 이상 단위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져 제약바이오 업계 기대감이 크다. 미국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아르파헬스(ARPA-H)' 프로젝트가 핵심이다.

ARPA-H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구축한 바이오헬스 연구 기관이다. 획기적인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 초기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65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헬스 펀드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설치될 위원회가 제약바이오를 넘어 헬스케어 전반을 관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전자약, 디지털 치료제 등 기존 의약품 생태계 문법이 해체되는 시기”라면서 “총리 산하 조직인 만큼 헬스케어 전반을 관할하는 정책 개발을 맡아야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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