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 수요 맞춤 교육 프레임워크로 처음 제시됐다. 우리나라 교육부의 제6차 교육정보화 기본 계획 정책 과제의 기초를 이루고 있으며,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6·1 지방선거 공약에도 포함돼 있다.
우리 삶을 위축시킨 코로나가 미래교육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원격 수업은 공·사교육 현장에서 미래교육이 현실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무선 네트워크와 노트북 등 단말이 확충되고 학습관리(LMS), AI 추천 맞춤학습, 메타버스 등 학습 툴 적용도 확대됐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교차 진행하는 블렌디드형 수업 방식도 하이브리드형과 하이플렉스형으로 발전됐다.
물론 코로나는 소득 계층과 지역 간 사교육비 및 학력 격차를 심화시키는 등 교육 현장에 부정적인 영향도 미쳤다. 선생님들에게도 원격 수업은 출결 관리나 새로운 방식에 맞는 수업 준비 등 업무 부담을 가중하는 문제를 낳았다. 교사들은 원격 수업에 따른 가장 심각한 문제로 학습 격차, 피드백 어려움, 출결 관리 등 업무 부담, 콘텐츠 재구성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코로나 이후 교육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민·관 협력 사례도 다수 확인되고 있다. 서울, 제주 등 전국 10여개 교육청과 지자체는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통신사와 함께 화상 솔루션 기반 비대면 멘토링 서비스인 '랜선야학'이나 '랜선나눔 캠퍼스'를 제공하고 있다. 랜선야학의 AI 매칭 기술은 멘티의 희망 과목 및 수업시간, 학습 수준 등을 비롯해 MBTI, DISC 성격유형검사와 같은 참여자 학습 성향 정보 기반으로 멘토링을 구성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자체 구축한 원격수업 플랫폼 뉴쌤을 제공해 선생님들의 원격 수업 관련 업무 부담을 낮췄다. 뉴쌤은 기존의 화상 수업뿐만 아니라 자동 출결·학습 이력 관리 등을 포함한 학습관리, 교사가 그룹별 활동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파악 가능한 그룹 토의, 즉각 평가 및 피드백이 가능한 설문과 퀴즈 등을 지원해 선생님이 좀 더 용이하고 편하게 원격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민간교육 시장에서도 기존 수업 방식을 보완해 미래교육으로 다가가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됐다. 학원은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수업을 지원했다. AI 기반 맞춤 학습 툴은 학교에서는 사용이 저조했던 반면에 민간 교육 시장에서 사업자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메타버스 활용 학습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이후 교육 환경이 급변하고 다양한 미래교육 적용 사례가 하나씩 구체화하는 시점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민·관, 산·학·연 연계 생태계를 주축으로 미래형 학습 방식·툴·콘텐츠를 패키지화해서 미래교육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래교육 관련 교육부 정책이나 교육청, 지자체, 교육 현장, 에듀테크 업체가 각자 활동하기보다 교육 DX 생태계를 구심점으로 통합해서 추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방과후학교, 국내외 특강과 공동수업 등 학생 입장에서 비대면 방식의 효용이 큰 서비스는 찾아 적극 활용해야 한다. AI 맞춤 콘텐츠와 메타버스, 빅데이터 관련 우수 사례를 발굴해서 미래형 학습 방식과 결합해 교육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
교육 DX 과정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학생들의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 교육 펀드를 조성해 학습 격차 완화 활동을 좀 더 체계적, 비용 효율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민·관 협업으로 학생들에게 태블릿 등 단말, 해외 학습 콘텐츠, 멘토링 등을 지원해 학습 격차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학교와 학습 지원 거점 시설의 디지털 교육 환경 개선, 공교육 현장에 AI 학습 콘텐츠 등 사교육 시장의 성공 사례 활용과 학생 맞춤 비대면 멘토링 확대 검토도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학생이 원하는 콘텐츠와 멘토링을 선택하는 교육 바우처 사업도 효과적일 수 있다.
코로나 시기에 발견한 새로운 교육 방식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등 학생과 학교 현장에서 선호할 만한 사례로 발전시켜야 한다. 민·관, 산·학·연이 함께 이와 같은 교육 DX 활동에 집중해 교육 격차 해소와 미래 교육 현실화를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정호 KT Customer DX사업단장 jh07.park@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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