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일자리가 16만5000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세 기업 생존을 위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기업지불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제계는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시나리오별 일자리 감소 규모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의 2017~2020년 가구원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 탄력성을 추정해서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전망했다. 분석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되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을 1만890원으로 인상(18.9%)하면 최대 34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보다 앞서 2019년에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총 27만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만 최대 10만9000개의 일자리가 감소, 영세업체 타격이 컸다. 최 교수는 “분석 당시보다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면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 일자리가 예상보다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청년층(만 15~29세), 정규직 등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1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청년층은 최대 4만5000개, 정규직은 최대 2만8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원자재 공급난과 가격상승이 이어지면서 영세 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충격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