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그룹, 400만 그루 심은 '인등산'서 탄소중립 역사 쓴다

Photo Image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중앙에 위치한 생명의 나무. [사진= SK 제공]

“4500㏊에 걸쳐 나무 400만 그루를 심은 것은 SK의 꿈이었고, 울창한 숲은 이 땅의 푸른 미래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여 걸려 도착한 충주 인등산은 SK가 선도하는 '탄소중립의 산실'이었다.

첫인상은 '열대우림' 같았다. 버스 높이만큼 자란 빽빽한 나무들이 주적주적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었다. 진입 통로가 비좁게 느껴졌다. 이곳이 불과 50년 전 민둥산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해발 300m인 중턱에는 SK임업이 인등산 관리 등을 위해 운영 중인 'SK수펙스 센터'가 있다. 목재 건물로, 자연과 조화를 이뤘다. 부자재도 친환경 제품을 활용했다.

성웅범 SK임업 수펙스센터 소장은 “인등산 일대는 일제 수탈과 6·25 전쟁을 거치며 황폐화해 나무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50년간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숲이 됐다”고 말했다.

SK는 1972년부터 '국토 조림'을 추진했다. 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돈이 되는 산업화가 한창인 상황에도 '국토를 푸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나무를 잘 키워 벌채해 판매하고 이 자금으로 인재를 양성한다는 꿈이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효시였다.

Photo Image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중앙에 위치한 생명의 나무. [사진= SK 제공]

성 소장은 “최 선대회장은 기업들이 눈앞 이익에 매몰됐을 때도 수시로 인등산을 찾았고, 구슬땀을 흘리며 비싸게 수입한 묘목들을 직접 식재했다”면서 “묘목들이 숲을 이뤄 하늘을 가리는 시점에는 목재를 판매해 장학 사업의 종잣돈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센터 내에는 디지털 전시관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이 꾸려졌다. SK 조림 사업 역사와 향후 목표를 시각화했다. 중앙에는 '생명의 나무'를 배치했고, 이를 둘러싼 3면에는 탄소중립 필요성을 강조하는 영상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특히 소개 영상이 모두 끝난 후에는 한 면 스크린이 올라가며 통창이 드러났고, 인등산이 한눈에 펼쳐졌다.

각 면에는 키오스크가 위치했다. SK가 구축한 친환경 기술 생태계와 탄소절감 효과를 증강현실로 소개했다. SK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랑 210억톤 대비 1%인 2억톤을 줄이는 넷제로를 추진한다. 넷제로는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화하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인등산은 ESG 경영과 탄소중립 의지를 담은 상징적인 곳”이라면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개관을 계기로 탄소중립 경영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