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닻을 올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첫 회의에서 민생과 안보를 강조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회의에서 “22년 전 오늘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던 날”이라며 “그러나 윤 정권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2일 오전 “방사포로 추정되는 여러 개의 항적을 포착했다”고 발표했지만 윤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영화 관람을 즐겼다고 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우 비대위원장은 “문화행사에 참석해 관련 산업의 융성을 돕는 행동도 좋지만 때가 중요하다. 강 대 강 국면에서 펼쳐진 영화 관람은 최근의 안보 불안을 잠재우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북한의 도발과 미·중 전략경쟁 심화로 한반도가 다시 냉전 질서로 회귀하고 있다”며 “어제도 북한은 방사포를 발사했다. 방사포는 한반도 안보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무기”라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말로는 강력한 안보를 외치면서 실제 행동은 안이한 대처를 일삼고 있다. 윤 정부의 안보 정체성이 뭐냐고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아울러 “대화와 협력을 얘기하되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하게 대응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안보'를 정조준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에서 “수도권에 오히려 더 위협적인 북한의 방사포 도발을 정부는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보고를 받았다고 했던 윤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서 팝콘데이트를 즐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민생'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한 밥상엔 물가 대책과 화물연대 파업 등 민생현안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간담회에 불참한 국토부가 뒤늦게 나섰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중재를 위한 실무교섭이라며 책임을 뒤로 미루고 있다”고 했다.
이용우 비대위원 역시 윤 정부의 물가 대책을 겨냥해 “윤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문 정부와 외부 충격 탓으로 돌렸다”며 “자기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식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또 “화물연대 파업의 원인은 고물가”라며 “휘발유 가격이 너무 올라서 화물노동자들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정부·국토부와 협의했던 걸 국민의힘이 이를 또 뒤집었다. 서민·경제·민생은 무엇으로 얘기하나”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유능하고 능력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 철저하게 비판하는 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