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5G 중간요금제 임박...통신비절감 vs. 통신사 수익감소

이용자 5G 전환 촉매 vs 연간 3000억 손실 전망
정부, 데이터 제공량 '23~27GB' 구간 신설 희망
이통사, 10GB 후반 데이터 기준 5만원 후반~6만2000원선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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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출시 준비를 시작했다. 이통 3사는 과학기술정보통부와 비공식 사전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데이터 과소비'를 막아 가계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이통사로서는 사실상 요금 인하 효과에 따른 단기적 재무 손실이 불가피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5G 저변을 넓히고 이용자 혜택을 통해 신뢰를 획득할 묘수가 나올지 주목된다.

◇5G 중간요금제 예상 스펙 '20GB·6만2000원' 기준

이동통신사와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통사는 데이터 제공량을 우선 고민하고, 그에 따른 요금 액수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중간요금제 출시에 대한 주요 근거로 데이터 평균 사용량을 강조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하는 평균 데이터량은 23~27GB로 해당 구간 내에서 이통사가 중간요금제를 구성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 입장은 다르다. 일부 헤비유저를 제외하면 데이터 평균 사용량이 대폭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균값이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이통사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5G 데이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상위 5% 이용자를 제외한 평균량은 19.3GB로 낮아진다. 상위 10% 이용자를 제외할 경우 평균 데이터량이 16.2GB까지도 떨어진다. 이에 이통사는 중간요금제를 출시한다 하더라도 데이터 제공량이 20GB를 넘지 않는 10GB후반선을 고수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과 KT는 5만5000원과 6만9000원 중간에 요금제가 없고, LG유플러스는 5만5000원과 7만5000원 사이로, 간극이 더 크다. 해당 구간의 중간을 고려할 때 이통사는 5만원대 후반 또는 6만2000원을 기준으로 구체 구간을 설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5G 중간요금제 시장 파급력은

이통 3사간 눈치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정 사업자가 먼저 출시를 감행할 경우 나머지 2개 사업자도 요금 수준이나 데이터 용량을 유사하게 책정할 가능성이 물론 높다.

다만, 그 사이에서도 1~2000원, 또는 1~5GB 수준에서 차별성을 둘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5G 중간요금제는 이용자 선택권을 다양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균데이터인 약 20GB가량을 사용하면서 5만5000원대 10GB 요금을 사용해 데이터를 아껴써야 했던 이용자는 기존 기대인상 수준인 1만4000원에서 약 7000원가량 추가 요금을 부담하고, 데이터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110~150GB대인 6만9000원·7만5000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며 데이터가 남아돌았던 이용자 역시 요금제를 낮춰, 필요한 만큼만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통신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같은 효과를 노려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물가안정 대책에 포함시켰다.

통신비 절감은 이통사 입장에선 재무부담과 직결된다. 우선 6만9000원·7만5000원대 5G 요금제 가입자가 당장 6만2000원대로 요금제를 낮출 경우 7000원~1만2000원 가량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통사는 신규 5G 전환 가입자에 대해 더 크게 고민하는 분위기다. 6만9000원 요금제는 이통사 핵심 상품이다. 5G 6만9000원 요금제는 LTE 6만9000원 요금제와 스펙이 사실상 유사하다. LTE 가입자가 5G 요금제로 전환할 때 부담이 적은 구간을 만들어 놨다. 하지만, 5G 중간요금제 출시 후 LTE 가입자가 요금을 낮춰 5G로 전환한다면, 그만큼 기대수익 저하가 불가피하다. 이통사는 최소 연간 3000억원대 이상 단기 손실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디지털 부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일각에서는 5G 중간요금제로 인해 이통사에 단기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이득이 될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요금제 선택권 다양화는 결국 더 많은 이용자를 5G 서비스로 전환시킬 것이고, 데이터트래픽 증가 추세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이통사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5G 데이터트래픽은 2019년 12월 12만1444TB에서 2021년 53만5134TB로 3년 만에 340% 증가했다. 현재 평균 데이터량은 23~27GB라 하더라도, 메타버스 등 5G 킬러서비스 등장에 따라 데이터량이 폭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중간요금제는 단기손실이 불가피하지만, 더 높은 요금제와 서비스로 이동하도록 '관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실장은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된다면 기존 LTE 가입자의 5G 전환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업셀링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어 ARPU에는 중립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통사는 5G 데이터트래픽 증가가 또다른 요금인하 압박 논의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데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일각에서는 직접적 통신요금 인하 위주의 국민 부담완화를 넘어 디지털 시장 전반으로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