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ISMP

Photo Image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ISMP)이 제도화됐다. 기획재정부는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세부 지침'에 정보전략계획(ISP)과 ISMP를 명시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이를 근거로 'ISP·ISMP 수립 공통가이드(제6판)'에 ISP 또는 ISMP 수립 준수 절차와 기준을 담음으로써 ISMP가 기획 단계의 새로운 요소로 자리 잡았다. ISMP는 내부 요구사항 분석을 기반으로 정보화 사업의 기능적·기술적·비기능적 요건을 구체적으로 도출한다. 구축할 시스템이 제공할 서비스와 구현할 기능에 대해 상세하게 제시, 제안요청서(RFP) 및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정보화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비전 수립, 사업 과제 도출, 목표시스템 개념 설계에서 그치는 ISP와는 명확히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RFP는 ISP 결과물로 인식된다. 그러나 ISP를 통해 RFP 수준의 결과물이 도출되는 경우는 드물다. ISP를 통해 예산을 확보한 후 IT서비스 또는 컨설팅 기업의 힘을 빌어 RFP를 재작성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획 단계에서 사업 범위와 복잡성, 세부 요구사항이 명확하게 도출되지 않는다면 불합리한 과업 변경과 동일 기능 개발 및 중복투자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사업 수행사의 과도한 노동, 개발 일정 축소, 발주처와의 갈등을 불러오는 요인이다.

ISMP 제도화는 기획 단계의 선진화를 통해 국내 정보화사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 명확한 요구사항이 도출된다면 발주 전까지 이를 다듬는 등 사업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ISMP가 모든 사업 유형에 다 적합한 것은 아니다. 구축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재구축 프로젝트인 경우에 알맞다. 새로 구축하는 시스템이라면 ISP를 통해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게 올바르다. 그럼에도 ISP 이외 ISMP란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택은 발주기관 몫이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적합한 기획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