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억원 투자…하반기 불산 생산 라인 구축
자체 생산으로 韓 반도체 생태계 강화 기대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천안 사업장에 반도체 불화수소 원재료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올해 하반기 양산 단계에 돌입한다. 일본 수출 규제 품목인 불화수소를 국산화하고 그 원재료까지 자체 생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엔에프는 천안 공장에 512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불산 제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불산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를 깎아내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불화수소 원재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 업체의 웨이퍼 식각 공정과 세정 공정에 쓰인다. 모리타화학과 스텔라케미파 등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수입해왔다.
이엔에프가 불산을 생산하는 건 처음이다. 회사는 그동안 일본 업체 등에서 불산을 수입해왔다. 해외 소재만 이용해 불화수소를 만들어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해왔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부터 불화수소 생산을 강화하는 동시에 불산도 개발해 원재료 자체 생산도 추진해왔다. 불산의 구체적인 생산능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엔에프 관계자는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사용량 확대에 월평균 수백톤에서 수천톤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반도체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원재료 생산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엔에프는 불산 자체 생산을 계기로 반도체 불화수소 수직 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공급망 불안 속에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엔에프는 올해 하반기께 천안 공장 불산 생산 시설을 준공한다. 불산 시험 생산에 돌입해 불화수소 공급을 확대한다. 반도체 소재 사업 매출 확대 의지도 나타냈다.
이엔에프는 반도체 주요 공정 소재를 전자재료 사업 부문 프로세스케미컬 부문에서 만든다. 불화수소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의 수요 확대에 국내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엔에프는 고객사 수요 확대에 대응해 불산을 자체 생산, 불화수소 공급 확대로 전자재료 사업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엔에프는 지난해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PR) 원재료 등을 생산하는 전자재료 주요 사업부에서 전년 대비 7.2% 늘어난 51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엔에프의 올해 매출은 6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