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 40배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원·IoT 등에 사용 가능
국내 연구진이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마찰전기 에너지를 40배 높은 효율로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원과 사물인터넷(IoT)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박찬호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와 박종진 전남대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공동으로 마찰전기 에너지 발생 소재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수확을 위해 마찰 표면을 더 많은 양(+)의 기전력과 음(-)의 기전력을 가질 수 있는 상태로 변환해 마찰전기 서열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마찰전기 에너지는 서로 다른 물질이 마찰할 때 대전 현상에 의해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는 현상이다. 겨울철 문손잡이를 만질 때 따끔거리거나 머리카락이 뜨는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마찰전기 저장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전극 표면에서의 전하 손실을 방지하고 전극 중심부로 전하를 이동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전하 이동 과정이나 무기 재료 사용에 따른 전하 이동, 저장 현상을 해석하는 것이 간과돼 왔다.
연구팀은 다공성 탄소 외부 비표 면적이 클수록 전하를 잘 붙잡고 작을수록 전하 이동이 빨라지는 현상을 이용했다. 외부 비표 면적을 변화시킨 다공성 탄소 세 종류를 적층해 전하 이동을 제어함으로써 마찰전기 저장 효율을 향상했다. 실험 결과 기존 다공성 탄소를 사용하지 않은 마찰전기 발전기의 경우 15.2V 출력 전압을 나타내지만, 연구팀의 방법과 재료를 사용했을 때 600V로 기존보다 약 40배 향상된 출력 전압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기존 마찰전기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에서는 단순한 표면 화학구조 변화나 물리적인 표면적 향상에 초점을 맞췄지만, 연구팀은 다공성 탄소를 이용해 마찰전기 발전기 재료 내부에서의 전하 이동과 저장 현상을 설명함으로써 후속 연구에서 다양한 소재 개발, 재료 구성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찬호 교수는 “다공성 탄소 소재를 활용해 주변에서 버려지는 마찰전기나 정전기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전기로 수확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제조했다”며 “향후 소재 개발을 통해 실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전남대 교수는 “마찰전기를 담지할 수 있는 다공성 소재 개발은 최근 다양한 마찰전기 기반의 에너지 수확 시스템에서 높은 효율의 에너지 발생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며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필요한 자가 발전 소재로 응용 가능한 핵심 소재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교수가 주도하고 차석준 전남대 석사과정생과 김종경 GIST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지스트 GRI(GIST 연구원) 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스몰메소즈'에 전면 내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