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이 돌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계자를 정권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Meduza)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두자의 익명 소식통은 “오직 중대한 건강 이상 문제만이 정권을 교체할 수 있겠지만, 고위 공직자들 사이에서 후계자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3개월째 이어지면서 내부에서는 다시 ‘전쟁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후계자 논의가 단순 푸틴의 건강 이상 때문만은 아니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감행하면서 이어지는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타격을 받자 이 같은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표면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외에는 의지할 수 있는 교역국이 없다는 것이 메두자의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부 관리들과 기업인들 중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푸틴과 함께 기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며 서방 제재 아래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최대 온라인 은행 '틴코프' 설립자 올렉 틴코프 또한 메두자에 "대부분의 러시아 기업인들이 전쟁을 규탄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그걸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서방 국가들이 대러 경제 제재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푸틴 대통령은 그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정부 관료의 증언도 있다. 익명의 정부 관리들은 메두자에 "푸틴은 유럽이 세계 3위의 산유국인 러시아에 전례 없는 원유 수입 중단 조치를 부과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제기됐다.
최근에는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하던 푸틴 대통령이 왼쪽 발목을 부자연스럽게 돌리는 모습이 몇 차례나 반복해서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 23일에도 알렉산드르 루크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 중 같은 모습을 보여 의혹을 키웠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이 암투병 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며 관련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