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강조했다. 1년이 지나 서울시장 4선에 도전하는 오 후보는 계층이동사다리 복원과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년 시정간 공들인 '서울비전 2030'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키운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앞으로 4년 서울시가 반드시 챙겨야 할 5대 키워드로는 '약자와의 동행' '청년' '부동산' '경제' '미래'를 꼽았다.
-지난해 보궐선거 승리 후 1년 시정에서 기억에 남는 성과와 아쉬운 점은?
▲서울비전 2030을 수립, 밑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서울비전 2030은 무너진 계층이동사다리를 복원하고 도시경쟁력 순위를 상승시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생도시, 글로벌 선도도시, 건강안심도시, 매력감성도시 등 4개의 '비전 하우스'를 축으로 20개 핵심사업과 78개 단위사업이 준비됐다.
구체적으로는 상생도시 비전은 저소득 시민을 대상으로 한 '안심소득'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교육 사각지대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울런', 튼튼한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이다.
건강안심도시는 건강관리 디바이스인 '손목닥터 9988' 사업이 대표적이다. 2026년까지 전 시민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 창업 도시, 한강르네상스·지천르네상스 사업 등을 추진해 도시경쟁력을 5위권까지 회복시킬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이다. 1년이라는 시간은 그렇게 충분하지 않았고, 변화를 계획하고 완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었다.
-서울시 산업·일자리 대책을 소개한다면?
▲서울은 무한한 잠재력의 도시다. 교육수준이 높고 인적 역량이 잘 개발돼 있다. ICT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발전 지향적 정책과 기업 환경을 잘 조성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먹거리 혁신산업 거점을 만들겠다. 마곡(R&D), 양재(AI), 여의도·마포(핀테크·블록체인), 용산 Y밸리(IT·드론), 상암(콘텐츠) 등 거점을 통해 각 산업의 생태계를 키우겠다. 미래혁신성장펀드 2.0도 확대해 추진한다, 서울시와 한국모태펀드, 민간출자자 등이 출자해 2조원 규모 추가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청년취업 사관학교'도 확대해야 한다. 청년취업 사관학교는 20~30대 청년 구직자들에게 AI, 소프트웨어(앱), 핀테크 등 4차 산업과 관련한 실무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교육 후에는 취업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현재 영등포, 금천, 마포 등 3개 지역에만 설치됐는데 앞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확대하겠다.
또 중·장년층(만 50~64세)의 창업과 재취업을 돕기 위한 '50플러스 재단'의 사업을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위해 '서울형 우먼업(Woman Up)!' 정책을 펴겠다.
-향후 4년 서울시가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 과제 5개를 꼽는다면?
▲약자와의 동행, 청년, 부동산, 경제, 미래다.
올해 시작한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으로 임대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겠다.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서울런'을 확대 발전시키고, 앞으로 5년간 6500억원을 투자해서 취약계층도 중산층 이상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취업사관학교와 서울영테크, 희망두배 청년통장 등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좌절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만들어 줄 것이다. 집 걱정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 재개발·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대 추진하고, 모아주택·모아타운,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코로나19로 무너진 서민 경제의 활력도 되찾을 것이다. 경영위기 소상공인들에게 일상회복 지원금과 안심금리를 지원하고, 전통시장과 대학가, 주요상권 쇠퇴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 윤석열 정부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어떤 협동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서울시가 펼치는 정책 절반 이상이 중앙정부 결정을 뒷받침해주는 것들이다. 상당수가 매칭사업이고 서울시 주택공급이나 복지정책 하나하나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이해와 지원이 없이 성공하기 힘들다. 중앙정부에 적극 협력하고 시정에 도움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앞으로 윤석열 정부와 서울시의 관계다. 호흡을 잘 맞춰서 그 시너지 효과가 전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시의회와 협업은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시의원 110석 중에 국민의힘은 6석이다보니 그동안은 예산을 확보하는데 난관이 많았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최소한 과반수 의석은 확보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한다. 서울 복지에 어떤 변화를 주실 건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발전의 그늘에 가려진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 잘 보듬고 챙기는 것이 정치인 오세훈의 본령이자 존재 이유라 생각한다. 저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함.
삼양동 판자집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설움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방배동 세 모녀, 창신동모자와 같은 복지사각지대의 비극을 제로화 한다는 목표로 가장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잘 전달될 수 있게 늘 살필 것이다.
10년 전, 지난 1기 임기 때는 '서울형 그물망 복지'라는 이름 아래 희망플러스통장, 희망의 인문학, 서울형 데이케어 같이 '자립'에 중점을 둔 복지사업을 촘촘히 펼쳤다. 그동안 시의회에서 줄곧 싸우면서 관철하려고 했던 정책도 안심소득, 서울런 같은 계층이동사다리 정책이다.
-만약 당선되고 임기를 마무리하면 최장수 서울시장이 된다. 각오가 있다면?
▲지난 보궐선거 때 시민들께서 다시 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셨다. 그 명령에 보답하기 위해서 지난 1년간 서울의 미래, 시민의 행복만을 생각하면서 달려왔다. 5년짜리 서울의 비전을 공들여 만들고, 70개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서울전문가'다.
서울의 변화가 흔들림 없이, 중단 없이 추진되고 어렵게 뿌린 변화의 씨앗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