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5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해 핵기폭장치 작동 시험을 하는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탐지 지역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라고 부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하루 이틀 내에 핵실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자격으로 브리핑을 했다.
김 차장은 핵실험 시점 전망과 관련 “아마 북한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을 안 했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이날 오전 6시부터 6시 42분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차례로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발사는 신형 ICBM인 '화성-17형'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두 번째 발사가 있기 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NSC 소집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권영호 안보실 위기관리센터장이 미사일 발사 3분 만인 오전 6시3분 윤 대통령에게 전화 보고했고, 10여 분 후 김성한 안보실장도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조기 출근을 권유했다. 윤 대통령 주재 NSC는 오전 7시 35분에 시작됐다.
김 차장은 “NSC를 열기로 한 후 나온 두 발의 SRBM도 핵을 투발할 수 있는 성능을 개량하고자 하는 의미가 내포됐다고 봤다”고 말했다.
안보실은 전날부터 북한의 ICBM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보고 관계 부처 장관에게 “저녁 회식을 하더라도 알코올이 들어가는 음식은 자제하라”며 대기령을 내렸다고 한다.
북한 도발 의도에 대해선 “임박한 대한민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해봤다. 새 정부의 안보 태세를 시험해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시점과 비슷하게 도발을 시작한 것도 한미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북한 도발에 대한 윤석열 정부 대응 원칙도 공개했다. 우선 발사체 재원의 정확한 기술과 군사적 상응 조치다. 북한이 발사한 것이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ICBM인지 정확하게 발표하고 상응하는 군사조치를 미국과 함께 하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군사도발 때마다 '발사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우리나라와 미국은 연합 대응에 나섰다. 우리 군은 강원 강릉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현무2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F15 전투기 30여 대를 출격시켜 '앨리펀드 워킹'을 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미군도 에이태킴스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김성한 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각각 통화하며 양국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