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충북·세종, 대선 연장전 치르듯 '혼전' 거듭

역대 선거마다 민심 바로미터로 불려온 충북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 연장전'이 펼쳐지고 있다. 세종시에선 선거 때마다 더불어민주당 우세가 이어졌던 것과 달리 혼전을 거듭 중이다.

◇충북도지사, 신-구 정권 대리전

Photo Image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충청북도 지사 후보
Photo Image
김영환 국민의힘 충청북도지사 후보

충북에선 도지사를 놓고 '윤심'과 '문심'이 신-구 정권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 개국공신으로 원조 친문으로 불린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그는 고향인 청주에서 정치를 시작, 청주 흥덕 을 3선(17~19대) 의원을 지냈다. 이후 문 정부에서 주중대사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오창에 조성 중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활용 첨단산업 및 글로벌 바이오메카 도약 공약이 주목받는다.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을 맡으며 '윤심'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경기 안산시에서 내리 4선(15~19대)을 한 그는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고향인 청주에서 충북도지사 도전으로 선회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 공약을 내걸고 과학 의료 도시 성장을 약속했다.

현재 판세는 김 후보가 앞선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 에선 노 후보 39.2%, 김 후보 47.5%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달 들어 잇따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줄곧 앞서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충청의 아들'을 표방한 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지역 발전 기대감이 녹아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후보는 '유턴 출마'가 큰 변수다. 노 후보가 지역을 기반으로 정치 역량을 키워온 점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노 후보는 문 정부 과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약점이다.

◇세종시장, 현직-여당 프리미엄 혼전 대결

세종시는 충청권에서도 여야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전 국민의힘 후보도 세종시에선 득표율 50%를 넘긴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했다.

Photo Image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
Photo Image
최민호 국민의힘 세종시장 후보

민주당에선 이춘희 후보가 3선에 도전을, 국민의힘에선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최민호 후보가 탈환을 노린다. 두 후보 모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세종시 건설에 직접 몸담은 '세종시 전문가'를 자처한다.

이 후보는 세종 스마트국가산업단지를 넥스트 판교로 키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중심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고급 소프트웨어(SW) 인재를 양성하는 세종 28스쿨 설립도 공약했다.

이에 맞서 최 후보는 대전·세종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세종시를 미래차 및 광·전자 소재 부품산업 거점으로 도약시키고, 중입자 가속기 암 치료센터를 설립해 의·과학 융합산업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는 현직과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을 각각 업고 팽팽한 혼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코리아리서치가 대전MBC 의뢰로 지난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40.4%, 최 후보는 37.9%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최 후보가 역전했다. 충청리서치가 금강일보 의뢰로 지난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 38.8%, 최 후보 50.9% 지지율을 각각 기록하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지난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세종시장부터 시의원까지 싹쓸이했지만, 윤 정부에 대한 기대 효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면서 초접전이 예상된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세종=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