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루프 튜브 내 통신채널 특성 규명
최적 주파수, 대역폭, 전자기 모드 제안
UNIST가 차세대 초고속 교통 인프라인 하이퍼루프에 적용할 수 있는 통신기술을 개발했다. 고속으로 달리는 객차를 모니터링하고 인터넷을 비롯해 각종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루프 맞춤형 무선통신시스템 설계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는 김효일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이 하이퍼루프 내 무선통신전파(통신채널) 분석기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이퍼루프는 진공에 가까운 '튜브' 안에 '포드'라는 객차를 한대 씩 가속해 시속 1200㎞로 달리게 하는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하이퍼루프에 적용할 무선통신시스템을 설계하려면 통신전파가 3차원 공간에서 어떻게 퍼져나는지 예측하는 통신채널 분석이 필수다. 통신채널 분석을 토대로 안테나 디자인, 반송 주파수, 대역폭 등을 결정한다.
문제는 진공 튜브 속에서 초고속 운행하는 하이퍼루프 특성상 기존 전자기파 시뮬레이터 분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튜브는 전파를 가둘 수 있는 도파관을 닮았고, 길이도 수백㎞여서 전파가 일반 공간보다 멀리까지 퍼져나간다. 시뮬레이션에 포함해야 할 대상(기지국 등)과 범위도 넓다. 튜브 속을 고속으로 달리는 포드에 의한 영향은 또 다른 변수다.
김 교수팀은 튜브 내 3개 대표 구간을 설정해 각각 시뮬레이션하고, 각 결과를 수학적으로 연결하는 모델링으로 튜브 전체를 해석하는 새로운 기법을 도입했다. 단일 기지국 구간, 단일 포드 구간, 기지국이나 포드가 없는 빈 튜브 구간으로 구분해 전자기파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뒤 이를 '네트워크 파라미터 모델링' 기법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각 구간에서 전파 투과·반사 등 다양한 신호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로 다른 기지국에서 전송한 신호 중 일부가 구간을 뚫고 여러 포드에 전달되는 다중 간섭신호 수신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팀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이퍼루프 내 무선 통신에 가장 적합한 주파수 대역, 최대 가능 대역폭, 최적 전자기 모드 등을 도출했다. 포드 주행 위치별로 신호 수신 강도를 정확히 예측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김효일 교수는 “분석기법이 유연하기 때문에 하이퍼루프 규격을 비롯한 구성이 바뀌어도 쉽게 응용할 수 있다”며 “하이퍼루프 환경에 최적화한 안테나 설계, 통신 기법 개발, 통신 성능을 고려한 포드 디자인 등에 필요한 원천기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 연구는 동국대 한기진 교수(공동교신저자)와 공동 수행했고, 연구 결과는 'IEEE 차량기술 매거진'에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