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드론과 인공지능(AI) 분석 기법을 활용해 항만시설물 접근이 어려웠던 영역을 점검하고, 손상 정도를 정량 평가할 수 있는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항만시설물은 2020년 기준 30년 이상 된 시설물이 284개소로 약 26%며, 2040년에는 80%를 초과할 전망이다. 점검 및 관리 필요성이 부각된다.
항만시설물 점검 시 점검자들이 직접 시설물에 접근해 균열, 파손 등 위치를 확인하고 손상 수준을 측정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점검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고, 안전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건설연 구조연구본부 연구팀은 드론을 항만시설물 점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점검체계를 개발했다. 시설물과 점검자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어 의의가 있다. 또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을 AI로 분석하기 위해 정량 평가 기준을 마련, 평가체계 신뢰성을 제고했다.
고정익 드론이 150m 미만 고도에서 영상을 촬영, 항만 내 전체 시설물 형상변화를 점검하고 평가한다. 또 헬리콥터 모양 회전익 드론은 시설물에 7m 까지 접근해 항만시설 균열, 파손, 부식 등 손상을 자세하게 점검하고 평가한다. 건설연은 구조물 형상 및 손상을 평가하는 하이브리드형 점검체계를 구성했으며, 그 데이터를 정량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드론으로 근접 촬영한 점검 영상은 AI 기법을 통해 손상 발생 정도를 분석해야 하므로 그에 따른 정량 평가기준이 필요하다. 이에 항만공사, 국토안전관리원, 항만시설 진단 및 점검업체, 드론 운용 기업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현행 점검지표 및 평가기준을 개선했다. 개발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에서는 사용 연수 경과에 의한 자연적인 '열화손상'과 선박, 파랑 등에 의한 '외부요인손상'으로 손상평가 점검지표를 이원화 했다.
AI 기법을 통해 손상 발생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항만시설에 발생한 균열, 박락(철근부식에 의한 콘크리트 덮개 탈락), 파손 등 손상을 포함한 학습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이때, 선 형상 균열, 면 형상의 박리, 박락, 파손, 충격손상 등을 구분한다. 건설연에서 이미 보유한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신 AI 분석 모델을 적용, 손상을 평가했을 때 90% 이상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항만시설물 안전점검 대상은 현재 약 100여 개로 항만시설 1개당 8명 인력이 투입돼 최소 10일 이상이 소요된다. 정기 안전점검은 매년 2회 이상 수행돼야 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드론을 활용하면, 육상에서 접근이 어려운 영역까지 효율적으로 점검할 수 있으므로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력 관리 측면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개발된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는 기존의 재래식 점검방식에 비해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하게 점검할 수 있는 실무적인 방안으로써 항만시설물과 점검자의 안전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