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엑소니어스·세일포인트 등
특화 서비스 앞세워 본격 공략
이스라엘 기업도 줄이어 진출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의 국내 진입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 디지털전환 가속화 추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진출을 위한 전략 요충지라는 판단이 두루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기술력과 서비스를 겸비한 미국과 이스라엘 기업은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보안 수요가 충분하다고 보고 경쟁적으로 진입했다.
◇글로벌 기업 경쟁적 진입…세계적 특화 서비스 앞세워
미국 사이버 보안 기업 엑소니어스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정선일 지사장을 선임했다. 엑소니어스는 2017년 미국에서 창업한 기업으로 '사이버 보안 자산 매니지먼트(CSAM)'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이다.
클라우드 전환 등 디지털전환 가속화로 기업 디지털 자산 급증에 부응, 자산별 보안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다.
엑소니어스 관계자는 “기업의 보안 관련 자산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난 상황”이라며 “공격 등 문제가 발생하면 보안 담당자가 자산 소유권부터 공격 방식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국내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세일포인트는 이달 지정권 한국 지사장을 선임하고, 국내 사업을 개시했다.
세일포인트는 계정(아이덴티티)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탑재된 솔루션을 통해 접속을 자동 관리·제어한다. 아이덴티티와 액세스 권한을 단일 뷰로 보여주는 아이덴티티 플랫폼을 출시하고 한국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는 상황을 기회로 보고 아이덴티티 보안 사업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국 지사 인원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엔 이메일 보안 글로벌 선두 프루프포인트가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프루프포인트는 신개념 보안 페러다임 '사람 중심'(People-Centric) 기반 보안 솔루션을 공급한다. BEC(business email compromise)중심 이메일 사기방지(Email Protection), 내부사용자 위협관리(ITM), 보안 인식 교육·훈련(PSAT) 등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국 사업을 전개한다. 정보보안 기업 엔큐리티와 총판 계약을 체결, 국내 시장 유통망도 강화했다.
이석호 프루프포인트 코리아 대표는 “사이버 공격이 사람의 허점을 파고드는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사람 중심 보안 개념이 한국 시장에서도 안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기업도 한국을 찾고 있다. SSD랩스는 해커 관점에서 취약점을 찾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오펜시브 시큐리티(Offensive Security) 사업을 앞세워 한국에 진출했다.
SSD랩스는 취약점 공격 분석 의뢰가 급증함에 따라 일부를 한국에서 수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엔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기업 체크막스가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체크막스는 애플리케이션 보안 테스팅(AST) 전문 기업이다. 앱·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약점을 찾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사이버아크 등 이스라엘 기업이 한국 사업 인력 확대를 위한 채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등 새로운 보안 수요 정조준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의 국내 진입은 디지털전환이 가속화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당장 민·관을 망라해 클라우드 전환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등 보안 신시장으로써 미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은 장기적으로 한국이 싱가포르 등 기존 아시아 태평양 구심점 역할을 한 국가를 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정선일 엑소니어스 지사장은 “한국은 디지털전환 속도가 빠르고 반도체 등 제조업과 이커머스, 전자금융 등이 고루 발달해 글로벌 보안기업의 관심이 큰 나라”라며 “한국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로운 보안 솔루션·서비스 테스트베드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의 국내 진입은 국내 사이버 보안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 관계자는 “방화벽 등 전통 보안 제품은 국내외 기업이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신개념 제품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이 다양해지고 궁극적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