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괴이'한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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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포스터

“어떤 과거는 발견하지 않는 편이 낫다.”

한적한 진양군에 정체불명 불상이 발견됐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불상 등장에 온 마을이 술렁였다. 진양군은 이 불상을 이용해 관광사업을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급기야 불상을 군청 로비에 전시하게 된다.

불상을 전시한 뒤 진양군에는 미스테리한 일이 벌어진다. 불길한 검은 비가 내리고 사람 형상 우박이 떨어진다. 마치 저주에 걸린 듯 불상의 눈을 본 사람들은 폭력적으로 변해 서로를 해친다.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현상을 그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속 이야기다.

'괴이' 주인공 정기훈(구교환 분)은 초자연현상을 연구하는 고고학자이고 그 아내 이수진(신현빈 분)은 문양해독가다. 정기훈은 불상이 몰고 오는 재앙에 맞서 악귀를 쫓기 위한 독특한 기술로 대응한다. 스님도 염불 등 전통적 샤머니즘으로 힘을 보탠다.

'괴이' 설정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예전부터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다. 청동기시대부터 존재했다고 알려진 샤머니즘이 당시에는 최고 과학기술이었고 현대 과학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괴이' 소재인 저주받은 불상이 과거에 어떠한 이유로 땅 깊숙한 곳에 묻었던 것처럼 때로는 과거 전통 방식이 현대 기술보다 훨씬 정교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사실도 종종 발견된다.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1915년 일제는 경주 석굴암을 복원한다는 이유로 당시 최첨단 과학기법을 도입해 콘크리트로 공간을 채웠다. 하지만 석굴암에 결로와 이끼가 끼는 결과가 발생했다. 수분은 0.1도 차이만 있어도 차가운 쪽에서 물 분자 이동이 저하돼 결로현상이 일어난다. 이 사실을 1000년 전 사람은 알고 있었지만 1000년 후 사람들은 몰랐다.

반대로 과거 초자연현상이라고 여겨진 것들이 현대사회에 와서 과학적 근거로 자연현상으로 밝혀진 경우도 많다. '신들의 분노'로 생각되던 지진이 자연현상 일부로 밝혀졌고 기계적 측량과 동물 행동 분석 등으로 어느 정도 예측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과거부터 이어진 수많은 미스테리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과학기술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 현상은 여전히 종종 일어난다. 저주받은 불상을 발견한 한 마을 초자연현상을 조명한 '괴이' 속 대사처럼 유해한 과거는 발견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초자연 현상을 마주한 인간 본성과 풍부한 캐릭터로 호평 받는 드라마 '괴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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