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향후 효율적인 치매 환자 관리, 치료 전략 개발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임은경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연구원팀이 문민호 건양대 의대 교수팀과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아밀로이드-베타 펩타이드와 인산화-타우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사용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했는데, 뇌척수액이 있어야 하는 등 환자 부담이 컸다.
혈액 내 치매 정보를 담은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RNA(miRNA)는 크기가 매우 작아 엑소좀 등 전달체를 통해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어, 이를 분석하면 간접적으로 뇌 질환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환자 혈액에서 miRNA 일종인 'miR-574'가 매우 증가함을 확인하고, 이를 검출하는 진단시스템을 개발했다.
하이드로겔 구조체로 된 진단시스템은 내부에 CHA(Catalytic Hairpin Assembly) 기반 형광 신호 증폭 프로브를 장착, 추가 첨가물이나 별도 과정 없이 유전자를 고감도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을 형광 여부로 진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임은경 연구원은 “혈액만으로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를 고감도 검출할 수 있는 것이 우수한 점”이라며 “차후 노인성 치매 초기 진단과 예후 모니터링 분야에 활용해 고령화 시대 국민건강과 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센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4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과기정통부 원천기술개발사업,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의과학선도연구센터, 환경부 환경기술개발사업, UST 영 사이언티스트 사업, 생명연 주요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