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역대 최고 실적' LG전자, 연매출 80조 시대 연다

LG전자가 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3개월 만에 갈아치우며 또 한 번의 역사를 만들었다. 영업이익 역시 1년 만에 최대 기록을 다시 세우며 올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공급망 관리 강화, 사업구조 재편, 대대적 인적쇄신 등 대외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며 성장세 유지 발판까지 마련했다. 원자재 값 상승 등 수익성 악화와 가전 수요 정체, 거시경제 압박 등 대내외 변수를 줄이는 것이 향후 관건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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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타워 전경

◇생활가전 독보적 1위…올레드 파워도 지속

LG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1114억원, 영업이익 1조88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 6.4% 늘었다. 매출액은 기존 분기 최대치였던 지난해 4분기 21조86억원을,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7673억원을 경신하며 새 기록을 세웠다.

생활가전 부분인 H&A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7조9702억원, 영업이익 44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8.8% 늘어나며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1분기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월풀과 2조원이 넘는 매출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이어갔다. 당초 LG전자와 월풀의 분기 매출 최대 격차는 9000억원 수준이었다.

TV 부문인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649억원, 영업이익 1884억원을 기록했다. 올레드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꾸준한 인기가 실적을 견인하며 6분기 연속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1분기에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 1조8776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주요 제품 판매가 골고루 늘었다.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비경상 비용이 반영됨에 따라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기업간거래(B2B) 부문인 BS사업본부 역시 1분기 매출 2조167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노트북 등 IT기기 수요가 견조했고 사이니지 등 기업용 솔루션 판매도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B2B 시장이 회복세에 들면서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2】◇구조 쇄신·성장동력 발굴…선택과 집중

LG전자는 1분기 대대적인 사업·인력 구조 쇄신을 단행했다. 지난 2월 태양광 셀과 모듈 등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 선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스마트폰 사업 종료에 이은 과감한 사업 정리로 사업 구조 효율화를 단행했다.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기업 알루토도 청산한다. 글로벌 차량용 소프트웨어(SW) 기업 룩소프트와 합작한 알루토는 LG전자의 차량용 운용체계(OS) '웹OS 오토'를 활용해 다양한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을 계획했지만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인적 구조 쇄신도 병행했다. 회사는 지난 2월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조직 내 인력 선순환과 역량 있는 인재 등용을 위한 포석이다. 사업·인력 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민첩한 시장 대응과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인적 쇄신 활동이 미래 지향적 조직 구조와 역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으로,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은 있지만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감한 사업 정리와 인적 쇄신으로 확보한 재원은 헬스케어,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투입한다. LG전자는 올 초 사업목적에 의료기기와 블록체인을 추가하며 관련 사업 본격화를 알렸다. 이정희 LG전자 HE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블록체인은 전자산업 핵심기술로 발전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한 사업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의료기기는 허가받은 메디헤어 등 제품을 온라인으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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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IS 2022에서 LG전자 모델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소개하고 있다. [자료:LG전자]

◇성장 전망되지만…수요 둔화·수익성 악화 고민

LG전자는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일시적으로 증가한 특허 수익 영향이 컸을뿐 대부분 사업본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어진 가전 수요는 올해 들어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내 주요 도시 봉쇄, 물류대란 등이 이어지며 사업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이 같은 변수에도 LG전자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2분기 LG전자가 매출액 17조9000억~18조원, 영업이익 1조1600억~1조2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800만대에 육박할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성장과 프리미엄 가전 호조, 하반기 전장사업 턴어라운드까지 성장 요인이 더 많다는 이유다. 여기에 LG전자가 새롭게 제시한 'UP 가전' 확산과 모니터, 노트북, 사이니지 등 IT 솔루션 사업까지 수요를 회복할 경우 사상 첫 연 매출 80조원 시대까지 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이권 H&A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증가했던 각국 정부 지출이 줄면서 가전 수요 성장 수준은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면서 “전략 거래선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낮은 가격으로 원자재를 구매 중이며, 지역별 시장 변동을 고려한 맞춤 전략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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