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12조원 손실"…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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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황 아케고스 캐피털 전 대표. 사진=유튜브 캡처

국제 금융회사들에 100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의 손실을 안긴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미국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황 전 대표와 패트릭 핼리건 전 최고재무담당자(CFO)를 체포하고 공갈, 시장조작, 주식사기 등 11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아케고스가 보유한 주식의 가격을 조작하려고 공모했고, 국제 투자은행과 중개업체들을 속여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 전 대표는 검찰의 기소가 부당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만약 황 전 대표의 혐의가 모든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징역 20년형이 가능하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국제 금융계를 흔든 마진콜 사태의 주인공이다. 당시 아케고스 캐피털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약 63조 3000억원 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그러나 이 주식이 급락하게 되면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상황이 발생했고, 황 전 대표가 이를 막지 못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당시 골드만삭스 등은 발 빠르게 담보로 잡은 주식을 블록딜로 처분해 손실을 최소화했지만, 다른 금융회사들은 블록딜의 여파로 주가가 더욱 내려가면서 손실을 보게 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기자회견을 통해 황 전 대표 등이 금융회사들을 속여 거액을 차입했으며, 그 과정이 다분히 계획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케고스의 레버리지 비율은 한때 1000%에 달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 일당이 아케고스가 보유한 비아콤CBS, 디스커버리커뮤니케이션즈 등 7개 종목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1년 동안 황 전 대표의 자산은 15억 달러(약 1조 9000억원)달러에서 350억 달러(44조 3000억원)로 불어났다.

검찰은 아케고스의 차입 과정을 설명한 뒤 "일반적인 사업이라든지, 복잡한 투자기법으로 볼 수 없다. 이건 사기다"라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범죄 사실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있다. 황 전 대표의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의뢰인은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다. 또한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의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은 그에게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 증거금으로는 1억 달러(약 1260억 원)의 거액이 책정됐다. 황 전 대표는 보석 보험증권 구입을 위해 500만 달러(약 63억 원)의 현금을 지불하고, 뉴저지의 자택 등 부동산을 담보로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대표는 현재 여권을 분실한 상태라며 배우자의 여권을 제출하고, 뉴욕 등 미국 동부 3개 주를 벗어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황 전 대표와 패트릭 전 CFO 등 관련자들의 재판은 내달 19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발생한 마진콜 사태로 아케고스와 거래한 국제 금융회사들의 손실액은 1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손실 규모는 55억 달러(약 7조 원)에 달하고,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손실액은 9억11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로 확인됐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손실 규모가 28억5000만 달러(약 3조6천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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