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이 다음달 21일 개최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11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빠르게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대통령이 된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서면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0일부터 22일까지 방한, 21일 윤 당선인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방한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미 양측은 외교경로를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며, 인수위원회 차원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만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첫 회담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임기 개시 54일 만에 이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임 79일 만이다.
특히 한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미보다 미국 대통령 방한이 먼저 성사된 것은 1993년 7월에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만난 이후 29년 만이다.
백악관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20∼24일 한국과 일본을 순방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먼저 찾은 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은 그간 첫 동아시아 순방에서 일본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안보와 경제 등 다방면에서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대응책 논의도 예상된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동맹 발전 및 대북 정책 공조와 함께 경제안보, 주요 지역적·국제적 현안 등 폭넓은 사안에 관해 깊이 있는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아울러 이를 통해 양국간 포괄적 전략동맹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번 순방을 통해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과의 양자간 및 한미일 3자간 협력 강화가 목표다. 대중국 견제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가 이에 동참할지도 관심사다.
백악관은 한미, 한일 정상회담 개최 계획을 거론하며 “지도자들은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우리의 필수적인 안보 관계 심화, 경제적 유대 증진, 긴밀한 협력 확대를 위한 기회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