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소재 사용 실내 인테리어
기교 부리지 않은 디자인 인기
1회 충전시 '최대 417㎞' 운행
티맵 등 IVI 시스템 편의성 높여
폴스타가 국내에 첫 출시한 전기차 '폴스타2'는 단조롭지만 감성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장거리 주행이 잦지 않다면 1회 충전시 주행거리에 부족함이 없고, 전기차 특성상 빠른 반응속도로 경쾌한 주행을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과 협업해 탑재한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으로 이용 편의성을 높다.
폴스타2는 2021년 초 폴스타오토모티브코리아를 설립한 이후 국내 첫 출시한 차량이다. 볼보 'C40 리차지'와 동일하게 콤팩트 모듈형 플랫폼 CMA 기반 개조 전기차다. 시승은 정부 전기차 보조금 100%를 지급받을 수 있는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으로 이뤄졌다.
폴스타2의 매력 포인트는 디자인이다. 지난 1월 시작한 온라인 사전예약 1주일 만에 연간 목표대수 4000대를 넘어선 이유이기도 하다. 큰 기교를 부리지 않은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시선을 모으는 고급스러움이 있다. 절제와 단순함을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을 지향했다.
전면부 중앙에는 차량 색상과 동일한 엠블럼이 자리한다. 아래에는 큐브 패턴으로 가지런하게 정렬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고 중앙에 레이더 센서가 위치한다. 픽셀 LED 헤드라이트를 탑재했으며 주간 주행등은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T자 형태로 볼보와 같았다.
사이드미러도 다른 차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프레임리스 방식으로 개방감이 있다.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지원하는 만큼 측면 차로에 주행 중인 차량이 있으면 노란 경고등으로 알린다. 크기가 약 30% 줄면서 공기역학성능 개선효과도 있다고 한다. 폴스타2 공기저항계수는 0.278Cd다.
차량 구매 시 '플러스' 옵션을 선택하면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도 적용 가능하다. 2열 탑승자에게 개방감을 선사한다. 다만 햇빛 가리개가 별도로 없어 여름을 대비해 짙은 틴팅 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폴스타는 전면 유리창과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에는 라미네이트 유리를 적용해 방음에도 신경 썼다.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의 동력 성능은 최대출력 231마력(170㎾)와 최대토크 330Nm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7.4초가 소요된다. 78㎾h 용량의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417㎞를 주행한다. 전비는 4.8㎞/㎾h다. 실제 주행에서는 5.3㎞/㎾h를 기록했다. 회생제동 관련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 설정을 표준이 아닌 '낮음'으로 설정해 주행한 값이다.
전기차답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내연기관차 대비 즉각적인 반응 속도를 보여줬다. 다만 '스포츠' 등 드라이브 모드를 별도로 지원하진 않는다. 대신 스티어링 감도와 회생 제동 강도를 3단계로 나눠 조정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처럼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크립' 기능도 지원한다.
전기차가 처음이라면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는 '낮음'으로 설정하는 게 좋다. 표준으로 설정하면 가속 페달을 떼는 순간 강한 제동력이 발생해 몸이 앞으로 쏠린다. 운전자보다 동승자가 거부감을 더 많이 느낀다. 주행거리에서 손실을 감수할 수 있다면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를 꺼둘 수도 있다. 장시간 운행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술 완성도는 믿을 만했다. 앞차와의 간격은 물론, 껴드는 차량까지 적절히 감지해 보수적으로 대응했다. ACC, 긴급제동 지원 시스템, 360도 카메라 등의 기능은 '파일럿 라이트'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특이한 것은 폴스타2는 별도로 차량 시동 버튼이 없다는 점이다. 운전석에 앉아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하면 곧장 주행이 가능하다. 반대로 차량에서 내려 문을 잠그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진다. 탑승 중 IVI 시스템 종료는 메뉴에서 명령을 내리거나 재생 버튼을 길게 누르면 가능하다.
IVI 시스템은 SK텔레콤과 협업하면서 국내 최적화된 솔루션이 담겼다. 내비게이션 '티맵', 음성기반 인공지능(AI) 비서 '누구(NUGU)',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 등을 지원한다. 중앙 터치 디스플레이는 조작감이 좋으나 운전대에 있는 AI 버튼을 활용해 음성명령으로 조작하는 게 더 간편하다. 아쉬운 건 디스플레이 베젤이 두꺼운 점이다.
폴스타2는 무선 업데이트(OTA)도 지원한다. 시승 사이에 OTA를 시도해봤다. 새로운 업데이트가 있다며 정차 후 시작 버튼을 누르도록 안내됐다. 인포테인먼트 기능뿐 아니라 차량 성능 관련 업데이트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행 중 업데이트는 제한하는 듯했다. 카메라, 레이더 센서가 달려 있으나 라이다는 없어 향후 레벨3 자율주행 지원을 위한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는 어려워 보인다.
실내 인테리어도 만족스럽다. 폴스타는 재생 플라스틱, 비건 소재를 사용해 실내를 꾸몄다. 마감 완성도도 높았다. 몸을 감싸는 시트 착좌감도 좋아 장시간 주행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운전석과 보조석 중앙에 컵홀더가 2개가 있는 데 1개는 센터 콘솔박스 내에 있다는 게 특이했다.
폴스타2는 '차박'을 하는데도 부족함 없는 차량이다. 1열 좌석을 앞으로 당긴다면 장신인 성인 남성도 트렁크 문을 닫고 충분히 잘 수 있다.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통해 보이는 밤 하늘은 덤이다.
폴스타2 가격은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5490만원, 롱레인지 듀얼모터 트림 5790만원이다. 추가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은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