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전문연구기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실리콘 계열 음극재 양산에 도전한다. 국내 최초의 산화실리콘(SiO)과 탄소복합실리콘(Si-C)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순수 실리콘 음극재도 개발한다.
남상철 포항산업과학연구원 LIB소재연구그룹장은 “SiO 음극재에 이어 Si-C 음극재를 개발, 좋은 성능을 확인했다”면서 “양산을 위해 연간 수십톤 규모 생산 능력(캐파)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리튬이온계 음극재는 주로 흑연이 사용된다. 흑연을 실리콘 계열로 대체할 경우 배터리 용량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어 차세대 음극재로 손꼽힌다. 음극재 업계에서 실리콘 계열 연구개발(R&D)에 적극 뛰어든 배경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과 실리콘 음극재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 연말 생산 시설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수(퓨어) 실리콘 음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순수 실리콘 음극재는 실리콘 계열 음극재보다 개선된 소재다. 음극재 입자를 줄이는 게 핵심 과제다. 남 그룹장은 “퓨어 실리콘 역시 자체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연구소 개발 단계로 앞으로 음극재 시장은 퓨어 실리콘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를 위한 양극재도 개발 중이다. 전고체 양극재 구현의 걸림돌로 지목되는 표면 처리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기존 건식 코팅 방식에서 벗어나 습식 코팅으로 전환, 보다 균일한 표면 처리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충방전 용량이 210mAh/g 정도는 돼야 실용성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포항사업과학연구원은 200대 초반 용량을 확보했다. 수명과 성능도 상당 수준으로 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원은 내년께 210mAh/g 용량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 그룹장은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인 리튬메탈배터리(LMB)까지 연구 영역을 확장했다”면서 “기존 배터리와 같은 무게에 두배 가까운 배터리 용량까지 구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사업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린 계획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