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총장 정성택)는 민정준·강승지 교수팀이 방사성의약품(18F-FDS)을 이용한 양전자단층촬영(PET)이 면역결핍환자에서 폐·뇌 등에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아스페르길루스 균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아스페르길루스 곰팡이 균은 골수이식 등 항암치료 중인 환자나 만성폐질환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에서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 현재까지는 폐나 뇌의 감염된 조직으로부터 곰팡이균을 배양해 진단했으나 면역결핍환자에 대해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결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양전자단층촬영은 아스페르길루스증의 조기진단에 대한 의료 공백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폐, 뇌, 근육에 아스페르길루스가 감염된 생쥐 모델을 제작하고, 방사성의약품(18F-FDS)을 정맥 주사해 양전자단층촬영의 진단 성능을 평가한 결과, 기존 진단법이 지닌 오랜 진단 시간과 낮은 진단율 등을 한꺼번에 극복했다. 이 방사성의약품은 소동물의 근육, 폐, 뇌에 있는 아스페르길루스증의 진단율을 높일 수 있었으며 특히 폐에서는 폐암과 포도상구균 감염과도 감별진단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이번 연구에는 전남대 의과대학 핵의학, 감염내과, 신경외과, 병리학, 의생명과학은 물론 자연대학 화학과, 농생명대학 농생명화학과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의 승인을 받았으며, 진단기술을 이전하는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논문은 최근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공연구 성과활용 촉진 R&D사업'의 융합기술 중개연구단 운영을 통해 이뤄졌다. 중개연구단은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초·원천 연구성과의 효율적이고 신속한 상용화를 지원하는 과제로, 민정준 교수는 진균 감염증 진단, 암 진단 및 치료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민정준 교수는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장기이식 환자, 화학요법 또는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 중환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중증환자에게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치명적인 질병”이라며 “따라서 이를 조기에 비침습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번 연구 성과는 임상적 의의가 높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