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선거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김은혜 20대 대통령 당선인 전 대변인간 경쟁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리전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밤 시·도지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경기지사 후보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확정했다. 김 전 부총리는 안심번호선거인단(50%)과 권리당원선거인단(50%) 투표 결과 50.67%의 득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안민석 의원은 21.61%,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19.06%를 획득했다. 조정식 의원은 8.66%에 머물렀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김은혜 의원을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했다. 김 의원은 당초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대선후보급인 유승민 전 의원을 눌렀다.
후보가 결정되자 정치권 시선이 경기도에 더욱 쏠리는 모양새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두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맞붙었던 이 상임고문과 윤 당선인을 대신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김 전 부총리는 줄곧 이 상임고문을 잇겠다고 강조해왔다. 최종 후보로 결정된 뒤에도 그는 “전임 경기지사인 이 상임고문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킬 것임을 약속한다. '이재명이 만들고 김동연이 꽃 피운다'는 의미의 '명작동화(明作東花)' 공약시리즈는 경기도민이 도정의 효능감을 더욱 짙게 느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김 의원은 이른바 윤심(尹心)으로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이번 정권교체가 미완의 상태이기 때문에 경기도에서 완성이 돼야 한다”라며 “경기도만으로는 발전이 안 된다. 새 정부와 서울시장, 국토부장관과 함께 환상적인 복식조를 이루는 사람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또 “경기지사에 당선되면 경기도민의 청구서를 들고 용산 사무실을 덮쳐서 바구니를 풀어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경기지사 선거가 지방선거 전체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지점으로 떠올랐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0.73%라는 적은 차이로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후보자들의 많은 의혹 탓에 마냥 국민의힘이 유리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기지사 판세에 따라 서울시장 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