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러시아 여성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장모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러시아 언론의 표적이 됐다고 현지 언론 모스크바 타임스가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올가 비탈레예브나 키야시코(Olga Vitalyevna Kiyashko)는 이전부터 자신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장모와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친러 세력의 괴롭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5일(현지 시간) 이웃 주민이 그에게 메신저로 전달해준 영상 속에는 친 푸틴 언론 관계자로 보이는 두 명의 남성이 키야시코에 대해 묻고 있었다고 모스크바 타임스는 전했다.
대표적인 극우방송 ‘차르그라드’는 지난달 9일 젤렌스키 가문이 소유한 은닉 자산 목록을 발표했는데, 우크라이나와 전혀 관계없는 동명이인 키야시코가 소유한 아파트가 여기에 포함됐다.
차르그라드는 러시아 올리가르히 중 한 명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콘스탄틴 말로페예프가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친 푸틴 방송이다. 지난 20일에는 미국 법무부가 “친러시아 선전과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광범위한 악성 영향력 네트워크 기반”이라는 지적과 함께 소유주와 일가를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키야시코는 “젤렌스키의 장모는 1953년생이며, 나는 1965년생이다. 나를 감시하고 있는 언론사들 또한 내가 젤렌스키 장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내가 그들이 펼치는 모종의 작전에 이용될까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희생양이 되지 않게 전쟁 반대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야시코가 두려워하듯이 실제로 푸틴에 대항하는 인물의 동명이인이 살해된 사건이 며칠 전 벌어졌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푸틴의 정적’으로 꼽히는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트위터를 통해 한 남성의 여권을 공개했다. 이 여권은 ‘나발니’라는 성을 가진 남성의 것으로 우크라이나 부차 마을에서 살해된 시신 옆에 널부러져 있었다.
나발니는 “무고한 사람이 (러시아 군인이라고 부를 수 없는) 푸틴의 처형자들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분노했다. 그는 “처형자들은 이 남성이 나의 친척이길 바란 것 같다”며 “푸틴을 권력에서 몰아내기 위한 움직임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