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국내 게임사 대응은 해외 게임사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4위 게임 시장이자 콘텐츠 수출을 견인하는 국내 게임산업 위상을 고려하면 분발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게임사 레어가 개발한 '씨 오브 시브즈'가 작년 한 해 동안 게임 접급성과 관련해 44개 개별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선했다. 접근성은 신체적, 정신적인 장애로 인해 게임을 기본 버전으로 즐기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보조 기능이다.
씨 오브 시브즈에 추가된 해상 내레이션과 텍스트, 이용자 인터페이스(UI) 편의 개선, 싱글스틱 모드와 자동 이동, 음성 지원 감정표현 등이 대표적이다. 레어는 웹콘텐츠 접근성 가이드라인(WCAG2.1)을 준수해 전용 접근성 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게임 출시 후 업데이트의 55%를 접근성 관련 항목을 포함했다.
씨 오브 시브즈가 장애인을 위한 기능성 게임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 게임사에게 시사점을 남긴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이 출시 전부터 많은 공을 들여서 내놓은 블록버스터 게임에 가깝다. 많은 이용자가 소통하며 진행하는 게임이다.
국내 게임사는 많은 이용자가 소통하며 플레이하는 온라인 네트워크 기반 게임이 주력임에도 관련 연구는 미비하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기업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전담조직은 운영하지 않는다. 사회공헌활동과 장애인 사업장에 집중한다.
게임에서 지원하는 접근성도 색약모드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몇몇 게임만 제공한다.
국내에도 장애인 접근성 고도화를 위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장애인 게임 접근성 위원회 설치와 보조기기, 소프트웨어 개발·보급 공약을 걸었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 차원에서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정부에서 업계에 활용하도록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장애인 인구가 263만명에 달한다”며 “이들의 게임 접근성을 높인다면 상당한 수요와 함께 연구개발과정에서 다른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컨트롤러, 문서음성변환(TTS), 내레이션 등 기술 습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