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산업 현황·과제' 특별좌담회
기업 고도화 '선택과 집중' 필요
혼란 방지 '정책 연속성' 갖춰야
새 정부의 '산업 디지털전환(DX)' 거버넌스를 민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DX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신시장이 잇달아 창출되는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민간 중심으로 추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달 취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한민국을 디지털경제 패권국가로 만들겠다는 '디지털경제 비전'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DX 고도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과 정책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자신문이 지난 2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산업 디지털 전환 현황과 과제' 특별좌담회에서 산·학·관 전문가들은 한국의 산업 DX 현황과 선결 과제를 살피고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 등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민간 중심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산업 전반에 걸쳐 DX가 가속되면서 이해관계자 간 충돌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 실질적 산업 DX 대상인 기업 등 민간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크게 공감했다.
김태환 한국산업지능화협회 부회장은 “산업 DX는 과거에 없던 신사업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 전체 공급망에 대한 이해, 디지털 기술 이해도, 혁신성·창의성 등이 요구된다”면서 “민간 중심 거버넌스 체계로 5년 이상 추진할 수 있는 단일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업계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각 부처와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결국 부처 중심으로 가면서 산업이 소외된다”면서 “정부가 거버넌스를 주도하면 민간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계도 '한국형 DX'가 민간을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이 산업 DX에 따른 실질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부의 든든한 후방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욱동 LS일렉트릭 생기&소재연구센터장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기업을 동일하게 지원하는 과거 정책과 달리 실제로 DX 고도화가 가능한 기업을 키워야 한다”면서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관련 솔루션과 인프라 등을 아우르는 제대로 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항열 코렌스 생기본부장은 정책의 연속성을 제시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바뀌는 정책이 산업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 본부장은 “(일관된 정책으로) 정부가 도와주면 (DX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춘성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상징적 국가 거버넌스로 꼽았다. 당시 신산업, 스타트업 등을 중심으로 구축했던 거버넌스를 모든 이해관계자를 아우르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임 교수는 “그동안 '디지털'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전환'에 무게를 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수성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DX는 우리 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이 걸린 문제”라면서 “정부는 많은 기업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