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의료 스타트업 인그래디언트가 강창무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간담췌외과 교수와 췌장암 림프절 전이 여부를 예측하는 AI 개발에 나섰다. 췌장암 전이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항암치료를 보조해 절제술 성공률을 높이는 게 목표다.
이준호 인그래디언트 대표는 “췌장암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받아 췌장암 형태와 림프절 전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3.9%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 다른 암과 비교해 매우 낮은 편이다.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등 암 관련 8개 학회가 지난해 제정한 '한국 췌장암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절제 수술 전 항암치료를 선행보조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현재 림프절 전이 여부는 수술 전에 알 수 없어, 예측 AI가 개발되면 수술 전 항암치료를 시행해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측 AI 개발에는 인그래디언트의 의료영상 데이터 분류 기술(메디라벨)을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암세포 등을 일일이 손으로 체크한 후 색칠하는 방식으로 분류해 연구했는데, 인그래디언 기술은 클릭 한 번으로 비슷한 데이터가 반자동으로 선택돼 라벨링을 10배 단축할 수 있고, 정확도는 2배 이상 높인다.
이 대표는 “의료 프로젝트의 80% 이상이 데이터 라벨링에 소요된다”며 “데이터 가공 문제로 의료 AI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된 경우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 데이터 가공 환경이 갖춰져야만 경쟁력 있는 의료 AI 개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의료 데이터 가공에 관심을 가진 건 누구나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다.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진이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면서 “의료 AI가 누구나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열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그래디언트는 메디라벨 고도화에도 힘쓰고 있다. AI 보완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신종 질병 등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주기적으로 학습시켜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협업 프로젝트 진행 시 데이터 품질 관리가 용이하도록 라벨링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는 품질 평가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