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탈중앙화 자율 조직 D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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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블록체인은 다수결 합의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 및 투명한 정보 공유로 중앙집중화 시스템의 폐해를 치유할 대안으로 창안됐다. 사회, 경제, 문화는 물론 정치 분야에 이르기까지 적용 가능한 롤 모델 개발이 무궁하다. 그러나 중앙 통제와 간섭을 한꺼번에 제거하기란 현실적으로 큰 무리가 따른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성숙도는 그만하더라도 그간 익숙해진 정부나 기관에 의한 중앙 집중형 행위를 참가자 집단 의사결정에 의한 민주적 절차로만 대체하기 위해서는 부작용이 상당하다.

거래 행위의 절대적 투명성에 의한 해킹, 탈·불법 행위에 대한 자율규제의 어려움, 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 결여와 참여자 전원에 의한 의사결정 지연 등 문제가 당장 대두된다. 각국의 중앙은행에 의해 관리되는 화폐제도만 하더라도 이론적으로는 블록체인 화폐의 세계화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기축통화 기득권 수호 및 정치적 대립 등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상충점이 많다. 극심한 가격 변동 및 시장 조작과 같은 화폐 관리 변혁이나 왜곡 발생 시 이를 책임지고 해결할 거버넌스가 없다. 이러한 면을 감안해 현재 블록체인은 전체 공공 생태계를 대상으로 한 전 방위적 도입 대신 절충점으로 특정 커뮤니티나 기관 등에서 제한된 목적으로 시범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대부분 중앙 운영기관이 있는 운영 형태로 완전한 탈중앙화 블록체인 생태계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제한된 목적 내에서는 조직 운용의 효율성과 고객만족도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생활의 근간을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 웹 시스템을 살펴보면 초기 버전 Web 1.0에서는 읽기 전용으로 사용되다가 읽기와 쓰기가 가능한 Web 2.0 소셜 웹으로 진화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읽기 및 쓰기는 물론 참여자들이 시스템 운영 및 공유까지 가능한 블록체인 Web 3.0으로 발전하고 있다. 웹과 블록체인이 급속히 통합되고 있다. 그동안 서비스 공여자와 소비자로 구분되던 웹이 이제는 모든 참여자에 의해 민주적·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 자율 시스템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웹 개발은 물론 시스템 운영 및 의사결정 과정까지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암호화폐 등과 같은 가상자산을 보상으로 받아 경제적 이득까지 취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웹 사이트는 15억개 정도로 추산되며, 이들에 대한 블록체인화는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2021년도 3분기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웹 3.0 인프라 투자 비중이 전체 투자액의 29%(최상위)로 나타났다.

최근 가상자산 위주의 블록체인이 비즈니스 거버넌스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표이사나 소수 이사회 임원 중심의 중앙집중형 조직이 참여자들의 탈 중앙 자율조직(DAO)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경영진과 정관에 의한 물리적이고 인위적인 경영 대신 스마트 콘트랙트에 의한 코드 경영이 가능하며, 별도의 입사 과정 없이도 누구든지 블록체인 조직에 가입해서 활동할 수 있다. 작업 장소나 시간과 작업 방법에 대한 자율성이 강화되고, 임금 및 급여 등과 같은 전통적 보상이 블록체인 기반 암호 화폐 보상으로 변환된다. 개인은 1개 회사와 경직적 고용 관계를 떠나 다수의 DAO에서 작업시간을 분할해 가며 탄력적이고 자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 재능 공유가 가능한 긱 이코노미가 구현된 셈이다. 작업 환경의 자유화가 진행되어 조직원이 물리적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것 대신 비대면 화상회의로 가상 장소에서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며, 이러한 면은 자유분방한 디지털 세대인 MZ세대의 워크 트렌드를 수용하는 차세대 블록체인 환경이 된다.

어떤 형태의 DAO가 출현하고 있는가.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가 향후 범용적 DAO로의 변환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DAO는 갓 출현한 신생 블록체인 모형으로 제한된 영역에서 테스트베드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의 창의적 작업물에 대한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유튜브나 NFT 몰 같은 크리에이터 산업에서 활발히 구축되고 있다. 코칭, 컨설팅 및 콘텐츠 수익화를 위한 플랫폼 운영 조직에 적용할 수 있다. 크립토키티 같은 가상 생물 수집·번식·판매를 위한 게임 운영 조직에도 안성맞춤이다. 현재 암호화폐 교환소,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신규 사업 자금 조성·운용 및 벤처캐피털링 비즈니스 적용도 활발하다. 지식산업인 미디어 비즈니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스티브 글라스키가 투자 관련 DAO인 글로벌코인리서치에 기사를 기고했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네이티브 토큰 30개를 수령했다고 한다. 이 토큰은 일반 거래소에서 법정화폐로의 환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동시에 DAO에 대한 본인 소유권을 표시한다고 한다. DAO는 일차적으로 물리적 환경이 필요한 전통적 오프라인 비즈니스보다는 크라우드 펀딩, P2P, 게임이나 NFT 거래 같은 가상공간 전용 비즈니스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상당한 혁신을 불러온 DAO는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보완되어야 할 사안이 많다. 보안성 강화는 물론 기술의 지속적 성숙, 처리 속도 증가, UI·UX, 사업 확장성 대비와 정부 당국의 제도적 편입을 통한 법적 실체 확보 등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wble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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