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배터리·반도체 중심으로 美 방산시장 진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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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위산업 공급망 취약점과 대안. <자료 산업연구원 제공>

미국 방위산업 공급망 재편에 맞춰 우리나라 비교우위가 높은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방산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미국 방위산업 공급망 조사 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월 발표된 미국 방위산업 공급망 조사 결과에서 방위산업 하위 분야 중 공급망 취약성으로 인해 미국 국가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유도무기 △배터리 △단조 및 주조 △반도체 4개 분야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공급망 단절을 통해 자국 제조기반을 강화하고 기술패권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지난해 2월 방위산업 공급망 점검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산업역량 저하와 하위 부품 중국 의존도 상승이 핵심 취약점으로 나타났다. 방위산업에서 철수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공급망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고 특히 저렴한 중국산 원자재나 부품 의존도가 높아져 공급망 신뢰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는 대책으로 미국 내 제조기반 강화와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공급망 신뢰성 제고를 강조했다. 민군 협력을 통해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등 자국 제조 역량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과 대만 등 동맹국가와 협력을 강화해 부품, 구성품, 소재에 대한 대중 의존도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공급망 강화 조치가 국내 방위산업에 반드시 기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예상했다. 미국 방위산업 제조 역량이 강화되면 국내 방산기업들의 대미 부품 수출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소재·부품 생산을 내재화하면 생산비용이 상승해 미국산 무기가격이 상승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공급망 재편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반도체 등 한국의 비교우위가 높고 미국의 협력 의사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방산시장에 대한 진입 기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미국과 공급망 리스크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대중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한·미 방산협력을 국내 공급망 취약성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미 양국의 방산협력을 강화해 실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관점이 요구된다”며, “국내 방산기반 조사를 확대·개편해 공급망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지속·보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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