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브랜드 애그리게이터' 꿈꾸는 최경준 문리버 대표

“유사 서비스를 하는 경쟁업체들이 20여곳 생겼으나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에게 와서 데이터 검증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향후 e커머스 업계 블룸버그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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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분석 서비스 업계 1위인 '아이템스카우트'를 운영하고 있는 최경준 문리버 대표의 자신감은 유별하다. 최 대표 자신감 뒤에는 e커머스 데이터 분석 역량과 이에 따른 비즈니스 확장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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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스카우트는 온라인 마켓 셀러를 대상으로 잘 팔리는 아이템 발굴, 키워드 분석, 랭킹 추적 등 수익과 직결되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셀러 대상으로 한정적인 유료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2019년 3월 베타 서비스로 선보인 이후 최근 월별활성사용자수(MAU) 9만명을 넘어섰다. 망망대해인 e커머스 시장에서 셀러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면서 아이템스카우트는 'e커머스 마켓 애널리스트'로 통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오픈마켓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향후 오픈마켓 외 무신사, 아이디어스 등 버티컬 마켓을 위한 데이터 분석도 추진한다.

최 대표는 “2년 넘게 구독료를 올리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가격을 올릴 계획이 전혀 없다”며 “다양한 지표를 기반으로 서비스는 계속 고도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수익 창구인 구독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e커머스 분석 서비스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비즈니스모델로 스케일업하겠다는 계획이다.

문리버는 올해 데이터 분석 결과물을 기반으로 직접 셀러로 나서 D2C 커머스 판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최근 업계에서 유명한 상품기획 전문가를 영입하며 전담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아이템스카우트의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히트칠 상품을 직접 브랜딩해서 제조·판매까지 진행한다. 내년까지 소형 브랜드 20여개를 만들어 매출 100억원 달성에 도전한다. 이 목표가 이뤄지면 아이템스카우트의 커머스 트렌드 예측과 상품 수요 분석에 따른 가설 검증이 이뤄지는 셈이다.

최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검증된 D2C 커머스 전략을 기반으로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로 나선다. 브랜드 에그리게이터란 성장 잠재력이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기존 브랜드와 흡수 합병하면서 성장시키는 사업 모델이다. 미국의 '스라시오(Thrasio)'가 대표적이다. 스라시오는 아마존에서 잠재력있는 브랜드 100여개를 인수하며 설립 2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 대표는 “최종적으로는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잘 될 것 같은 브랜드에 투자해서 '브랜드 에그리에이터'가 되고자 한다”며 “겉으로는 미국 '스라시오'와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자체 e커머스 분석데이터와 연계해 투자하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템스카우트는 현재 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진행 중이다. 내년에 D2C 사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경우 수백억 규모 시리즈B 투자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최 대표는 34살의 젊은 나이에도 기업 경영에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앞서 창업에 실패해본 경험이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2017년 암호화폐거래소 '지닉스'를 만들어 운영했지만 2년만에 금융당국의 제재로 폐업했다. 당시 함께 운영해온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니스'는 뉴스 수신자 100만명 규모로 성장했다. 코인니스는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 현재 자문역할만 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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