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발전공기업 5개사 중 4개사가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를 축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도 모두 1%를 밑돌았다. 정부의 '자발적인 석탄발전 상한제' 지속,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에 직면한 발전공기업의 투자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전력공사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서부발전만이 전년 대비 연구개발 투자 금액이 확대됐다. 그러나 발전공기업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모두 1%를 밑돌았다.
발전공기업 5개사는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주력 발전원으로 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줄어드는 석탄·LNG 발전을 풍력·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한전과 함께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탄소중립 관련 투자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발전공기업 5개사가 정부의 자발적인 석탄발전 상한제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이행, 최근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종합 상황을 고려해 공격적인 투자를 늘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정권이 새로 출범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5개 발전공기업은 새 역할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새 투자동력을 찾는 것도 마땅치 않다.
또 발전공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미미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주요 발전공기업 5개사는 한해에 적게는 100억원 미만에서 많게는 400억원 규모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규모로는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수행하기에는 적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한전과 같이 연구개발을 수행하기도 하고, 발전공기업마다 연구개발을 하기도 한다”면서 “전력산업은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또 연구를 수행하는 등 역할이 분담됐다”고 설명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