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산하 한국폴리텍대학교가 향후 3년간 1233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인력 양성 학과 10개를 신설하는 등 미래 유망산업 인력 양성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공약으로 제시한 가운데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폴리텍대학 전국캠퍼스 3곳 찾아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현장을 살펴본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대구폴리텍 AI엔지니어링과 1기 졸업생들은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AI 엔지니어로 활약을 하고 있다. 비전공자가 AI 인재로 거듭나 디지털 전환 시대를 주도, 지역 균형 개발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폴리텍대학교 대구캠퍼스 AI엔지니어링과 졸업생 88.2%는 응용소프트웨어, 빅데이터시스템, 영상분석, 자동차부품 등 AI 관련 업체에 취업했다.
AI엔지니어링과는 폴리텍이 전문대 이상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전액 국비로 운영하는 1년 과정 고수준 직업훈련 '하이테크' 과정 중 하나다. 'AI+센터(러닝팩토리)'를 중심으로 제품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생산 전 공정에 대한 통합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 AI 기반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한다.
학교는 지난해 만 24~32세 청년 20명을 전원 AI 비전공자로 선발해 이론 20%, 실습·프로젝트 80% 총 1200시간 수업을 제공했다. 졸업생 10명 중 약 9명이 AI 애플리케이션(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자율주행시스템, 머신비전 시스템, 빅테이터 분석 웹 서비스, CCTV 영상분석 시스템 등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도 3월 개강 후 비전공자라는 점을 고려, 가장 범용적인 자바(JAVA), 파이선, 웹프로그래밍으로 기초과정을 시작, 백엔드 시스템 개발까지 가능한 풀스택 개발자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한다. 딥러닝 기술 기본 지식을 습득한 후, 텐서플로, 파이토치 등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AI 프레임워크를 교육한다. 학생들은 전통적인 통계 기반 데이터 분석부터 스파크·하둡 등 분산 처리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학습하고, 머신러닝·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한다.
5월부터는 학생 수준별로 분반해 산학 연계 프로젝트 수업에 돌입한다. 산학 연계 프로젝트는 현업 리더급 실무자가 투입돼 현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된다. 기업 실무자가 멘토, 재학생이 멘티가 되고 교수가 가교 역할을 한다.
대구 소재 자동차부품 중견기업 이래AMS가 미래차 시장공략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이인텔리전스가 대표적이다. 이인텔리전스 자율주행을 위한 일체형 모듈 개발에 성공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회사는 AI 인력 수요가 증가하며 자율주행시스템개발팀 현업 실무자를 산학 연계 프로젝트에 투입시켰다. 김지원 졸업생은 전북대 동물생명공학과 석사 졸업 후 AI 역량을 쌓기 위해 작년 3월 대구폴리텍 AI엔지니어링과에 입학했다. 현업 멘토와 산학 연계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 수업을 80% 이상 이수하고 졸업 전인 작년 11월 이인텔리전스에 취업해 자율주행 SW개발 업무에 바로 투입됐다.
폴리텍대는 지난해 45개 '하이테크' 과정을 운영했다. 올해는 'AI 소프트웨어' 'AI융합전자' 등 총 5개 학과를 개편하고 10개 신설해 총 50개 과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액 국비로 운영되는 공공분야 고급 직업능력개발 과정은 수도권에 집중된 민간 고액 코딩교육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주석 대구폴리텍 AI엔지니어링과 교수는 “일반 직업학교는 PC로 기초 프로그래밍·코딩테스트를 하는 등 소프트웨어 교육이 중심이지만 폴리텍은 현업 수준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실습환경을 제공한다”면서 “머신비전 장비로 스마트팩토리 업무를 실습하고 RC카나 임베디드 보드에 AI 알고리즘을 짜서 탑재하는 산학 연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