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만찬회동으로 그간 앙금을 풀어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30일 나란히 종교계를 만나 국민통합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종정 예하께서는 모두를 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불경 보살'의 정신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강조하셨다. 그 가르침대로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도 이에 앞서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하고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 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 정 대주교는 “선거 마치고 한 번 봉사를 오신다고 했는데, 그 바쁜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통합의 정치를 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웃으며 “그래야죠”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통합'을 꼽은 바 있다. 새정부 출범부터 국론이 분열되면 안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지연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다행히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두 사람은 3시간 가까운 만찬 회동을 통해 신구권력간 갈등을 풀어내고 국민통합의 초석을 마련한 바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나라 안팎이 어렵고 통합된 국민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 두 분 뜻이 같다는 걸 확인한 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