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수의 필터로 고해상도 실현…필터 배열 대량 생산으로 비용 절감
국내 연구진이 피부 상태 자가 진단이나 실시간 물질 탐지에 사용할 수 있는 분광기 해상도를 높이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이흥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기존 필터 배열 방식 분광기 저해상도 문제점을 수학적 계산 기술로 보완해 가시광선·초근적외선 범위의 넓은 파장 범위에서 동작하는 고해상도 소형 분광기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분광기는 파장에 따른 빛의 세기를 측정하는 기구다. 물질을 통과하거나 반사된 빛의 특성을 분석해 다양한 연구와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부피가 크다는 단점 때문에 실생활에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특정 파장 범위의 빛만 투과하도록 제작하는 밴드패스 형태의 광학 필터와 달리 하나의 광학 필터가 여러 파장 영역의 빛을 감지하도록 설계해 제작했다. 이러한 필터 36개를 배열 형태로 만들어 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CMOS) 이미지 센서 위에 부착해 500~850 나노미터(㎚) 파장 대역의 빛의 세기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CMOS 이미지 센서를 통해 측정한 36개의 빛의 세기를 수학적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500~850㎚ 파장 범위 350개의 분광 정보로 복원해 단색광과 발광다이오드(LED) 광원, 할로겐 등 다양한 광원에 대한 분광 성능을 광학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분광기는 작고 가벼워 피부 자가 진단과 실시간 물질 탐지 등을 위한 휴대용 분광기로 사용할 수 있다. 웨이퍼 증착 공정을 통한 필터 배열 대량 생산이 가능함에 따라 고성능의 소형분광기를 낮은 가격에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 계산 분광기를 위한 필터 배열 제작 방식은 균일한 필터 배열을 생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림자 마스크를 이용하는 스텐실 리소그래피 기술을 활용해 36개의 배열을 균일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흥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 후속으로 기술사업화를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전 세계 수출을 목표로 휴대폰에 카메라처럼 탑재 가능한 모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김철순 연구원(제1저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재원으로 도약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