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호반건설은 28일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주식 940만주(13.97%)를 현금 5640억원으로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KCGI가 보유한 나머지 주식 161만4917주와 신주인수권 80만주에 대해서는 매도 청구권을 보유했다. 호반의 최종 지분 비율은 17.43%가 된다. 취득 목적은 단순 투자로 취득 예정일자는 오는 4월 4일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KCGI가 보유 중인 주식 전량을 인수해 한진칼 2대 주주에 오른다”며 “오랜 기간 항공업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다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 결합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 관계인 20.79% △KCGI 17.27% △반도건설 16.89% △델타항공 13.10% △한국산업은행 10.50% 등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호반건설이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 조원태 회장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다만 호반건설이 KCGI에 이어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에 참전할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대 주주인 조 회장과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 등의 지분 합은 약 44%다. 따라서 호반건설이 3대 주주인 반도건설(16.89%)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59%) 등과 연합해도 37% 정도로 지분율이 부족하다.
KCGI는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면서 공개적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한진그룹 오너가와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다.
KCGI측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토대로 한진그룹 부채비율이 낮아지며 재무, 수익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오너 일가의 일탈과 독단적인 경영행태에서 벗어나 여러 주주가 경영진에 대한 건전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는 의사 결정 체제와 기업지배구조가 갖춰졌다”며 주식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KCGI의 펀드 만기가 도래한 점도 지분 매각 이유로 지목된다. KCGI는 현재 8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한진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5개 펀드가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