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발행분 서울시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의 이관 작업 개시가 재차 연기되면서 잔액 처리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 등은 애초 지난달 말 일괄 이전을 예고했지만 이를 한 차례 연기한 3월 말에도 이관 작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28일 서울시는 최근 서울사랑상품권의 개별 이관 일정이 애초 계획했던 3월 28일에서 연기됐다고 공지했다. 애초 서울시는 모든 이용자의 서울사랑상품권 잔액과 결제정보를 지난달 28일 새 플랫폼 '서울페이'로 일괄 자동 이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사랑상품권 판매처가 신한컨소시엄으로 변경되면서 데이터 이관이 차질을 빚자 이에 따른 소비자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기존 상품권의 잔액 이관 일정을 연기하고 개별 이관을 이달 말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페이로 잔액이 이관되지 않으면 지난해 발행된 서울사랑상품권은 기존 플랫폼인 제로페이를 통해 결제하거나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두 가지 플랫폼에서 복합결제가 이뤄질 수 있어 사용자와 가맹점 모두 확인과 환불 과정이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서울페이로 개별 이관이 이뤄진 다음에는 제로페이 앱으로 결제한 내역을 취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향후 환불이 필요할 수 있는 결제는 기존 상품권으로 결제가 어려워져 자금이 묶이게 된다.
기존 구매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불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소비자가 손해를 볼 수 있다. 환불액은 액면가에서 기존 할인지원금을 뺀 금액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구매 시 적용됐던 5~10%의 할인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제로페이 앱에 남아 있는 잔액은 약 2700억원이며, 지난달 말 기준 환불이 이뤄진 금액은 약 106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품권 잔액 이관 시스템 개발은 완료된 상태나, 좀 더 완벽을 기하자는 차원에서 테스트 기간이 늘어난 것” 이라며 “상품권 지난해 발행분 역시 매일 잔액 소진이 이뤄져 현재는 1800억원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관 개시를 약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레 일정 연기를 공지한 것을 고려할 때 데이터 연동 및 시스템 개발 작업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기 공지는 데이터 이관이 완료된 상태에서 서울시 측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결원 측은 “이미 개보원의 유권해석이 내려진 시점에서 필요한 가맹점의 개인정보 데이터를 모두 이관한 상태”라며 “상품권 잔액 이관 연기 결정은 한결원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