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 갈등에서 촉발된 기술 패권 경쟁 심화는 교역 중심인 우리나라 소·부·장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기술 자립 역량을 높이고 안정된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수요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정부 등이 협력해 상용화 연구개발(R&D)이 이뤄져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은 소·부·장, 특히 5G 이동통신망 분야 시장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엘디스는 광통신용 레이저 다이오드(LD) 칩을 양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LD 칩은 광송수신 장치인 광트랜시버에서 전기신호를 광신호 변환하는 핵심부품이다. 광트랜시버 부품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국산화 기업이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엘디스는 2013년부터 LTE 분포궤환형 LD(DFB-LD) 광원 모듈을 개발·공급해 왔고 2019년에는 SK텔레콤 5G 이동통신망에 이를 공급, 국내 5G용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산화 성공 발판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수행한 ICT R&D 바우처 혁신 지원사업이 있었다. 과제를 통해 구현한 칩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5G 이동통신망용 DML(directly modulated laser) 칩을 개발·양산화해 순수 국산 기술 제작 광원을 5G SK텔레콤 이동통신망에 적용하는 성과를 이뤘다. 2019년 과제 결과물인 광원을 광트랜시버 업체에 공급, 36억원 매출을 이뤘고 앞으로도 50억원 규모 매출 달성이 전망된다. 내년도 전체 매출 추정액은 200억원이다.
엘디스는 현재 5G SK텔레콤 이동통신용 10기가비피에스(Gbps) 튜너블 DFB-LD 광원 모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망 고도화를 실현하는 핵심부품, 25Gbps 튜너블 DFB-LD 광원 국산화, 상용화도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도 선정됐다.
조호성 엘디스 대표이사는 “ETRI와 함께 진행한 칩 개발,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56Gbps 이상 초고속 광원 칩 고도화와 양산을 진행, 6G 시대를 대비할 예정”이라며 “엘디스는 LD를 개발해 양산 제품에 적용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광모듈·장비 업체들로 구성된 광통신 부품 장비 생태계 기술 자립과 공급망 안성정 확보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옵티코어는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한 또 다른 국산화 성공 사례다. 이동통신용 인프라 시스템과 광트랜시버를 개발, 제조·판매하는 광통신 전문기업으로 5G 이동통신용 10/25Gbps 광트랜시버 양산에 성공했다.
5G 상용 서비스가 원활하게 제공되려면 수백만 개 기지국이 새로 설치돼야 하는데 높은 전송속도, 낮은 투자비용의 고효율 트랜시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옵티코어는 파장 가변 광트랜시버 개발에 착수, 현재 양산 중이다.
옵티코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파장 가변 솔루션 고도화를 위해 ETRI로부터 칩 구현 및 제작 기술을 이전받았다. 2단계에 걸친 사업 지원을 받아 5G 이동통신망용 파장 가변 광원 칩, 광트랜시버 모듈 양산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연구 결과 5G뿐 아니라 차세대 6G 이동통신 프론트홀에까지 적합한 것을 확인했고 2000시간 신뢰성 시험을 통해 광모듈 제품 안정성을 확보했다.
진재현 옵티코어 대표는 “통신인프라 기반 기술개발은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지속적이고 오랜 개발투자와 초기 시장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며 “옵티코어는 국내 자본으로 상용화를 달성하기 위해 직접 칩 라인을 구축하고자 하며 광트랜시버 개발·양산 경험과 공동연구로 얻은 기술 역량으로 이동통신 부품 장비 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