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축제 취소를 기회로 만든 케이블TV와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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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택 화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화천산천어축제 2년 연속 취소 이후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는 요즘 그 말을 실감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던 화천산천어축제를 2년 연속 개최하지 못한 것은 분명 위기였다.

지역 주민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한순간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산천어 90톤 역시 큰 문제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화천군은 아이디어를 내고 산천어를 활용한 살코기 캔 묵은지 통조림, 밀키트 등을 만들기로 했다. 축제에 오지 못하게 된 관광객에게 손맛은 전하지 못하더라도 입맛은 전하자는 취지였다.

우수한 화천 산천어를 비대면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했다. 판로 확보 방안을 고심하던 차에 지역 케이블TV와 손을 잡았다. 케이블TV 방송은 화천군 소식을 전달하는 지역채널로 이미 주민들에게 친숙했기 때문에 산천어 가공식품 판매를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최적이었다. 홈쇼핑보다 수수료 등에 대한 부담이 덜한 것 또한 큰 장점이었다.

화천군과 지역 케이블방송 LG헬로비전은 지역에 다시 활기를 가져오겠다는 한마음으로 2월 11일부터 사흘간 지역채널을 통해 산천어 가공식품을 판매했다.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으로 화천군이 준비한 여러 종류의 가공식품을 소개하고 다양한 산천어 요리법을 알렸다. 그 덕분에 화천 현지에서 선사하던 입맛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었다. 축제 취소라는 위기가 화천군에 또 다른 기회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화천군과 케이블TV 지역채널은 오랫동안 밀접하게 교류해 오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힘써 왔다. 접경 지역의 어려움과 청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지역채널의 역할이 컸다. 각종 재난·재해와 사건·사고, 소소한 소식까지 생생하게 전달하며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번 커머스 방송을 통해 케이블TV가 지역 밀착형 매체로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판로 개척 기회를 확인한 화천군은 2월 15일 LG헬로비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케이블방송과의 협업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애호박, 토마토 등 화천지역의 우수 농특산물을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상황에 맞춰 양측은 비대면 마케팅과 새로운 홍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판로 확보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애써 기른 농산물을 산지에서 폐기해야 했던 우리 지역 농민들이 큰 시름을 덜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좋은 품질의 화천 농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서 소비자에게도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난해 농민들이 피땀 흘려 기른 애호박을 산지에서 폐기해야 했을 때 전국 소비자가 보내 준 온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급감과 가격 폭락으로 국내 최대 애호박 주산지인 화천에서 애호박을 폐기해야 한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전국 각지에서 화천군에 힘을 보태기 위한 주문이 쏟아졌다. 위로와 격려를 담은 응원도 함께 전해져 실의에 빠진 화천군 농민에게 큰 힘이 됐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보내 주신 소비자들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화천군은 앞으로 우수 농특산물을 소비자께 전할 방법을 계속 모색할 계획이다.

축제 취소, 애호박 산지 폐기 등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 앞에서 케이블TV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앞으로 우리 화천군과 지역 케이블TV 간에 상생이 계속 이어지면서 지역을 살리는 시너지 효과가 더욱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문경택 화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 mktg9740@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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