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했던 디지털금융 혁신과 안정을 위한 규제혁신 가운데 금융 규제 개선 방향성에 핀테크 기업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강조했던 빅테크 금융업 규율 체계 정비와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 조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필자가 운영 중인 인슈어테크 기업 스몰티켓을 포함해 창업 생태계 구성원 모두에 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창업 생태계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의 급격한 증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대 등 다양한 성장 모멘텀이 도래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규제 및 제도 변화의 속도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혁신의 필수 조건인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 등은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은 기술 혁신 외에도 사업 모델의 재구성이나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술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원인 가운데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개발 종사자가 부족하고 특정 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이 있는 상황에서 소위 충분한 자금과 인재 확보가 완성된 스타트업으로의 투자 편중은 전체 스타트업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결국 다양한 사업 모델에 기반한 다수의 새로운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출현하는 생태계의 조성 및 활성화보다는 주요 유니콘의 대기업화라는 결과를 촉진하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필자가 속한 인슈어테크 분야의 경우 기술 혁신 기회보다 전통 보험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편이 현 규제에 적합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기술 기반 혁신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에 처해 있다.
망분리 규제 완화 요구가 이 어려운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대표적 사례이다. '망 분리' 규제를 지켜야 하는데 '클라우드' 기반의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함은 매우 어려운 의사결정을 수반해야 하고, 이를 우회하기 위해선 시스템 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구축이 요구된다. 따라서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규제 수용을 위해 서비스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해외 인슈어테크들이 전통 보험사, 재보험사 등과의 전략적 투자 관계를 형성하면서 스케일 업에 성공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 CVC 펀드의 제한적 허용을 통해 일부 해소가 가능하지만 정작 핀테크 혁신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도입이 절실한 중소 보험사들은 대리점 계약을 통한 협업 외에는 시너지 창출을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 관련 정책 지원은 현실적으로 전통 기업에 대한 규제 변화 없이는 요원할 것이며, 오히려 전통 산업 내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대한 회의적 시각만 양산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은 살아있는 유기적 존재, 즉 살아있는 존재라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스타트업은 갓 태어난 아기와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아기가 스스로 자라서 움직일 때까지 부모 역할이 필요하듯 규제 강화보다는 자율규제 아래 좀 더 실질적인 성장 사례를 만들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 설치와 지속적인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스타트업 생태계 펀드 규모를 늘리고 규제를 혁신하는 환경적 변화와 함께 더욱 정교하게 생태계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발전된 새로운 정책 및 제도적 장치를 기대해 본다.
김정은 스몰티켓 대표 jekim@smalltick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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