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새 정부 미디어·콘텐츠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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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미디어·ICT 공약·정책 공청회에서 원희룡 정책본부장(앞줄 왼쪽 세번째)과 윤두현 미디어정책추진단장(〃 다섯번째·국회의원), 성동규 미디어정책특별위원장(〃 두번째·중앙대 교수) 등 참석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새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가운데 미디어·콘텐츠 거버넌스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당시 미디어·콘텐츠 산업 진흥을 담당할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전담 기구 '미디어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미디어 진흥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위원회는 정식 정부 조직이 아니라 미디어·콘텐츠 산업 거버넌스를 모색할 기구다.

국민의힘 차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전문가·산업계 참여 토론회를 열고 미디어 독임 부처와 공공미디어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대선 공약으로는 채택되지 못했다. 인수위원 중 미디어·콘텐츠 전문가는 부재하고 미디어혁신위 구성을 위한 움직임도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정권 출범 초기에 정부 조직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미디어·콘텐츠업계는 우려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뉜 현재 구조가 유지되면 일관된 미디어·콘텐츠 정책 집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지난 10년간 경험을 토대로 이유 있는 지적이다.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방송 전송 방식에 따른 구분 폐지를 골자로 한 기술 중립성 채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법적 지위 부여와 자체등급분류제 도입, 통합 미디어법 제정, 불필요한 규제 개선을 위한 방송법·IPTV법 하위법령 개정 등 모두 부처 간 이견으로 지연됐다.

새 정부 미디어·콘텐츠 정책은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산업의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공고히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시작돼야 한다. 미디어·콘텐츠 산업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토종 OTT와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 나갈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현재 미디어 산업 근간이 되는 방송법은 제정된 지 20년이 넘었다.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법이다. 윤 당선인은 발전적 관점에서 조속히 미디어혁신위를 꾸리고 '최소 규제, 최대 진흥'을 위한 미디어·콘텐츠 거버넌스 구성과 관련법 정비를 논의해야 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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