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이 반갑지만 미세먼지와 황사는 불청객이다. 큰 일교차와 건조한 대기, 여기에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겹치면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평소 비염으로 고생한다면 이런 때일수록 실내 공기질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실내 공기질을 정화해 주는 청정 가전제품의 대표주자는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 공기청정기가 공기 속 먼지를 걸러내 깨끗한 공기로 바꿔 순환시키는 제품이라면, 공기살균기는 공기 중에 있는 세균과 곰팡이, 바이러스 입자(에어로졸)를 살균해 주는 것이 차이다. 공기청정기에도 살균 기능이 있지만, 바이러스 살균에 특화해 성능을 높인 것이 공기살균기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독감처럼 변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기살균기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필터식 공기청정기가 주류 이뤄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가 악화되면서 보급률이 70%를 넘어섰다. 이제까지 음이온식, 전기집진식, 살균식, 산소발생식, 촉매식 등 다양한 청정기술이 적용됐으나 지금은 필터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공기청정기의 96%가 필터식이고 필터와 음이온을 결합한 방식이 3%를 차지했다.
필터식은 헤파(HEPA)필터로 알려진 고성능필터를 통해 0.3~1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얼마나 작은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지에 따라 등급이 구분된다. 몇 년 전만 해도 H11 등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의 미니 공기청정기도 이보다 높은 H13 등급을 채택할 정도로 필터 수준이 향상됐다. 프리필터는 2개월에 한 번씩 물이나 중성세제로 세척하고 헤파필터는 소모품으로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점검하거나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필터 외에도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때에는 얼마나 넓은 면적을 처리할 수 있는지, 흡입력은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 사용 면적의 1.2~1.5배 수준의 제품을 선택해야 충분한 공기 청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5평에서 사용한다면 25평 사이즈의 공기청정기가 적당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연동돼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작하고 센서가 먼지나 가스를 감지해 알아서 작동하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스웨덴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브랜드인 '블루에어' 헬스프로텍트 7770i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루에어 앱으로 음성 컨트롤이 가능하고 내장된 RFID 태그 스마트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필터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가스, 악취, 연기,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을 99% 제거할 뿐 아니라 새로운 세균 증식도 막아 준다. 360도 입체 청정으로 정화된 공기를 실내 구석까지 빠르게 전달해 주고 소음은 30~65dB로 적은 편이다.
◇공기살균기, 코로나19·H1F1 바이러스 99% 이상 살균
공기살균기는 자외선(UV)이나 화학식, 플라스마 방식으로 0.1㎛ 미만의 작은 바이러스들을 파괴하게 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UV 살균이다. 공기를 강제 흡입한 뒤 화학성분이 없는 UV로 살균하는 방식으로 10~30초간 근거리에서 UV를 쏘게 된다. 거리가 2배 멀어질 때마다 살균 효과는 4분의 1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식 공기살균기가 분무기를 공중에 뿌리는 식이라면, 플라스마 방식은 바이러스의 전자를 빼앗아 바이러스를 사멸시키게 된다.
공기살균기는 형태에 따라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휴대용으로 나뉜다. 최근 1년간 판매된 공기살균기의 58%가 스탠드형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고 휴대용 32%, 벽걸이형이 9% 비중을 차지했다. 스탠드형은 세워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바퀴가 달려있는 경우가 많아 이동하기도 좋다.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는 공기살균기 중 하나가 세스코 Air UV 파워 공기살균기 VS210H다. 고려대 의과대학 바이러스병연구소와 공동으로 생물안전 3등급시설(BSL-3) 내 880ℓ 실험실에서 30분간 제품을 가동한 뒤 감염력 제거 효율을 평가한 결과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가 99.9% 이상 살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기살균기는 또 내부 메탈 케이스와 외부 플라스틱 케이스의 이중구조, 내부 온도 감지를 통한 전원 차단시스템으로 안전성을 높였고 UV-C 램프는 특수공법으로 제작해 오존 발생 위험을 낮췄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