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넘보는 물가…3월에는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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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여전히 크게 나타나는 가운데 수요 회복과 곡물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개인서비스 가격도 오르면서 물가 상승세는 거세질 전망이다.

6일 물가당국과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대비 3.7% 올랐다. 3월 물가는 2월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 3월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2월 물가 상승률 중 석유류의 기여도는 0.79%포인트(P)로 집계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등 대외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지정학적 요인이 발생하면서 더 악화됐다”며 “가격 상승 품목들을 보면 이달에도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이달에도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 이유는 확산지수 때문이다. 확산지수는 물가의 상승 속도가 아닌 파급도를 보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공식품과 공업제품, 외식 등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품목에서 물가 파급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작년 대비 3.2% 오르며 2011년 12월 이후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미 일부 지역별 물가는 작년 대비 상승률이 4%를 넘어섰다. 제주의 2월 물가는 4.5%로 다섯 달 연속 4%대를 기록했다. 이어 강원(4.3%), 충남(4.2%), 경북(4.1%), 대구·전남(4.0%) 등에서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

국제유가 전망은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데다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의 협의체인 'OPEC+'가 소폭 증산 입장을 고수했기 떄문이다. 국제유가는 이미 7년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으며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정보업체 리스태드 에너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JP모건체이스는 러시아산 원유의 66%가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수출 차질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연말 유가가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JP모건체이스가 예상한 브렌트유 가격은 이란 핵 합의 여부에 따라 2분기 110~115달러, 3분기 100~105달러, 4분기 90~95달러 수준으로 예상됐다.

공급 측면 뿐만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영향으로 소비가 늘면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를 전망이다. 2월에도 외식 생선회(9.8%), 외식 소고기(8.2%)의 가격이 작년 대비 올랐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식당과 카페의 영업제한 시간을 기존 10시에서 11시로 연장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